신상옥감독 '탈출기' 부산영화제 상영강행

법원으로부터 이적표현물 판결을 받은 신상옥(申相玉) 감독의 ‘탈출기’가 당국의 불허방침에도 불구하고 부산국제영화제(PIFF)에서 상영이 강행됐다.PIFF조직위는 15일 오전 11시 대영시네마에서 신 감독의 ‘탈출기’를국내ㆍ외 초청 게스트와 보도진에 한해 제한상영했다. 조직위는 이 영화를 올해 영화제에 초대된 신 감독의 특별전 상영작에 포함시켜 상영할 예정이었으나 검찰의 상영불가 통고를 받고 고민 끝에 제한상영한 것이다.

그러나 부산지검은 이날 영화 상영이 국제영화제 차원에서 이뤄졌고 제한적인 범위에서 공개됐다는 점을 고려, 이적성이 없다고 보고 수사를 하지 않기로 했다.

이 영화는 신 감독이 1984년 북한 체류 당시 제작한 작품으로 1920년대 좌익 작가가 가족을 버리고 사회악에 대항하는 내용을 담은 최서해(崔曙海ㆍ1901~1932)의 동명 소설을 극화한 것이다.

‘탈출기’는 90년 전국의 대학가에서 상영된 적이 있었으나 98년 ‘계급투쟁을 선동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는 이유로 법원으로부터 이적표현물로 판결 받았다.

김창배기자 kimcb@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