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7월 프랑스 아비뇽에서 열린 국제연극축제에서 “살아 있는 연극”이라는 찬사를 받은 극단 노뜰의 ‘동방의 햄릿’(원영오 각색ㆍ연출)이 다시 국내 무대에 올랐다.18일까지 서울 종로구 동숭동알과 핵 소극장에서 공연하는 ‘동방의 햄릿’은 셰익스피어의 ‘햄릿’을 동양적 정서로 재해석한 작품이다.
아버지를 살해한 숙부 클로디어스와 어머니 거트루드에 대한 햄릿의 분노와 복수를 근간으로 한 고전의 핵심은 건드리지 않으면서 이를 동양적인 삶과 죽음의 문제로 해석한 연출력이 눈길을 끈다. 산 자(햄릿)는 시간의 흐름을 통해 죽은 자(선왕ㆍ先王)의 본질을 읽게 되고, 죽음 역시도 인생의 연장임을 깨닫게 되는 과정에 초점을 맞췄다.
셰익스피어의 주옥 같은 대사를 과감히 버리고 배우들의 몸짓과 소리로만 구성한 점, 요즘 유행하는 뮤지컬 같은 볼거리를 과감히 배제한 점이 오히려 연극의 집중력을 높여준다.
서울공연예술제공식 초청작. 1998년 5월 북촌창우극장에서 초연됐다.
박 용 최석규 이지현 오명희 양승환 등 출연. 금 오후 7시 30분, 토ㆍ일 3시ㆍ6시.(02)762-0815 ‘동방의 햄릿’은 셰익스피어 원작을 현대적 감각으로 재해석했다.
김관명기자
kimkwm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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