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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뛰는 즐거움 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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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뛰는 즐거움 최고"

입력
2001.11.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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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서깊은 경부역전 마라톤대회에 우리들도 참가할 수 있게 돼 벌써부터 흥분됩니다.”“내년에는 지방에도 일반인 릴레이 코스를 만들어 주세요.”제47회 부산-서울 대역전경주대회에 사상 처음으로 아마추어 팬들을 위한 ‘동호인 릴레이전’이 신설되자 대회 참가를 앞둔 마라톤 동호인들의 열기 역시 질풍처럼 북상하고 있다. 18일 오전 10시 5개 구간으로 나눠진 서울 구파발삼거리-임진각 코스(38.5㎞)를 릴레이로 달리게 될 75개 동호인팀 400여명의 마라토너들은 현재 숨가쁜 레이스를 벌이고 있는 선수들을 뺨칠만큼 사전 훈련에 여념이 없다.

사회 선후배끼리 뭉친 마라톤 동호회 ‘뛰는 사람들’의 박춘봉(39)씨는 “동호인 릴레이전은 ‘함께 마라톤을 즐기며 우의를 다지자’는 우리 입맛에 딱 들어맞는 대회”라며 “일요일마다 연습한 이어달리기는 지금껏 즐겼던 마라톤중 가장 재미있는 경험”이라고 말했다.

동호인팀들의 출전 목표도 각양각색이다. AㆍB 2개팀으로 출전한 대구 영남마라톤클럽의 이봉근(39) 대표는 “이번 대회 출전을 위해 선수들이 한달 동안 합숙훈련을 했다”며 “시도 대항 선수들에 버금가는 기록에 도전할 계획”이라고 의욕을 보였다.

지난 3월 창설된 서울 전산정보관리소의 ‘걷지마’ 동호인팀은 팀 이름처럼 ‘릴레이 도중 걷지말고 뛰자’는 것이 모토이다. “남녀혼성팀인 만큼 맨 마지막인 75등을 기록하지 않을까 내심 걱정된다”는 김은순(43) 팀장은 “젊은 선수들로 구성된 ‘봄’팀과 노장 선수들의 ‘가을’팀이서로 점심내기에 지지 않기 위해 사력을 다할 것”으로 내다봤다.

개인자격으로 참가하는 일반대회와 달리 팀 단위로 열리는 이 대회에 대한 다양한 의견들도 봇물처럼 쏟아지고 있다. “좀 더 많은 선수들이 이어 달릴 수 있도록 구간을 5㎞ 이하로 줄이자”, “여자부 릴레이도 따로 만들자”는등 대회 발전을 위한 애정어린 충고가 잇따르고 있는 것. ‘함께 이어달려 더욱 즐거운’ 릴레이 마라톤은 벌써부터 마라톤 동호인들 사이에 ‘최고의축제’로 자리잡고 있다.

0… 참가선수들은 오전 9시30분까지 출발지점인 서울 구파발 3거리 주차장 앞에 도착해야한다. 구파발 환승주차장에는 승용차를 무료주차 할 수 있지만 주차공간이 넓지 않아 대중교통 수단을 이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완주를 위해서는 최소한 출발 1시간 전에 도착해 몸을 푸는 것이 좋다. 선수들이 달리는 하위차선만 차량이 통제되므로 반드시 안전통제관의 지시에 따르도록 한다.

새 신발은 가급적 피하고 편안하고 따뜻한 복장을 착용한 뒤 손장갑을 준비한다. 아침식사는 경기시작 3시간 전 탄수화물 위주로 평소량의 70%정도를 섭취하고 물을 충분히 마셔둔다.

이준택기자

nagne@hk.co.kr

■화제의 2팀

▽순천향의대 부속병원 여성팀

“저희가 건강해야 환자들도 힘을 얻지요.”

여성팀인 순천향의대 부속병원 B팀은 남자들 못지않은 활력을 지녔다. 50여명으로 구성된 순천향의대 부속병원팀은 의사, 간호사, 의료기사, 간호조무사 등 다양한 직종이 모인 사내 동호인팀.

여성이 70%를 차지하는 병원인력 특성상동호인중 30명 이상이 여성이라 이번에 여성팀을 구성해 따로 참가신청을 했다. 병원 근무자들은 대부분 장시간 서서 근무하는 경우가 많아 마라톤은이들에게 적격인 운동.

서울 한남동에 위치한 병원 위치 덕에 남산 순환도로나 이촌동 한강 둔치가 이들의 주된 연습 코스. 지난 3월부터 매주 3일씩 10~15㎞를함께 뛰어왔다. 팀의 주 연령층은 30대지만 20대 젊은 간호사부터 40대의 간호 간부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연령층이 마라톤 팀에 참가한다.

6개월전 마라톤을 시작, 벌써 하프 코스를 완주했다는 심장센터에 근무하는 서민숙(39ㆍ책임임상병리사)씨는 “10년동안 3㎏짜리 방사선 보호복을 입고다녀 다리 관절에 무리가 생겼었는데 마라톤을 시작한 후 통증이 싹 가셨다”며 “기록이 큰 의미는 없지만 5번 주자로 나서는만큼 입상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뛰겠다”고 다짐했다.

▽최고령팀 춘천고 39회 'HBB'

“우릴 보고 노장이라니요?”

75개 참가팀중 최고령팀인 ‘HBB’는 ‘고령’이란말이 어색한 50대 초반의 장년팀. 강원 춘천고 39회 동기들이 6년전 만든 등산모임이 마라톤 팀의 모체(母體)가 됐다.

축구 선수출신의 남귀우(53ㆍ학원 대표)씨를 비롯, 이원호(52) 송영권(53) 박광배(53ㆍ이상 자영업) 안봉윤(52ㆍ공무원)씨가38.5㎞의 구간을 나눠 뛰게 된다. 풀코스 경력자 2명, 하프코스 경력자 2명으로 올해만 벌써 여섯번째 마라톤대회에 참가하는 베테랑 팀이다.

등산은 여럿이서 웃고 즐기며 오를 수 있는 매력이 있지만 마라톤은 여러 명이 서로 격려하면서도 ‘자신과의 싸움’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독특한 매력을 지녔다는 것이 송씨의 설명. 겨울철이면 산행를 하다가 4년전 석촌호수 주변에서 함께 마라톤을 시작해 요즘은 봄~가을 주말 아침마다 서울 잠실 둔치에서 암사동까지 20㎞씩 뛰고 난후 점심을 즐기며 학창시절로 돌아간다.

“함께 뛰며 늙어가는 것은 행운”이라는 송씨는 “젊은 사람 못지않게 낙오자 없이 완주해 ‘강원도의 힘’을 보여주겠다”고 다짐했다.

이왕구기자

fab4@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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