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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문헌에 나타난 한국사회' 오늘 학술회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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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문헌에 나타난 한국사회' 오늘 학술회의

입력
2001.11.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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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들은 당혹스러울 정도로 활기차다. 생김새는 힘이나 의지의 강인함보다는 날카로운 지성을 나타낸다. 한국인은 확실히 잘 생긴종족이며 체격도 좋은 편이다.”1894~1897년 한국을 방문한 영국인 여행가 이사벨라 비숍이 저서 ‘한국과 그 이웃 나라들’에서 묘사한 한국인의 모습이다.

반면 비슷한 시기의 미국인 조지 케넌은 “평균적인 한국인은 자기 시간의 반을 빈둥거리며 보내고, 기나긴 시간 문턱에 걸터앉아 담배를 피우거나 잠을 잔다. 몸에서 나는 냄새가 하도 역겨워 독수리가 날아가고, 점잖은 돼지도 고개를 돌릴 정도였다”고 서술했다.

옳든 그르든 이방인의 눈에 비친 선조들의 모습은 흥미롭다.

남의 눈에 비친 나의 모습에 대한 호기심 차원을 넘어 폐쇄적이고 근엄한 역사 기술이 놓친 우리 옛 삶의 모습을 엿볼수 있는 즐거움이 있다.

오늘의 우리를 정리하는 계기로도 삼을 수 있을 것이다.

이화사학연구소(소장 최소자)는 이러한 취지로 외국인의 눈에 비친 우리의 모습을 역사적으로 살펴보는 자리를 마련했다.

16일 오후 1시 이화여대 인문대 교수연구관에서 ‘외국문헌에 나타난 한국사회’를 주제로 열리는 학술회의에서는 ‘서양인이 본 한국 근대사회’(이배용), ‘당서(唐書)를 통해 본 고구려상’(신형식), ‘명ㆍ청대(明ㆍ淸代) 문헌의 조선 인식’(최소자ㆍ이상 이화여대 사학과 교수) 등의 논문을 발표한다.

또 하마다 고사쿠 일본 규슈대 교수가 ‘일본서기(日本書記)를 통해 본 신라상’을, 장지안 중국 베이징대 교수가 ‘송대(宋代) 문헌에 나타난 고려사회’를 발표한다.

비숍을 비롯해 미국인 선교사 호머헐버트, 캐나다 언론인 프레드릭 매켄지 등 6명의 한국 관련 저술을 바탕으로 우리 근대사회를 살펴본 이배용 교수는 미리 배포한 논문에서 “우리민족에 대한 서양인들의 인식은 대체로 긍정적이었다”고 평가했다.

이 교수는 “그들의 책에서 특히 눈에 띄는 것은 한국인들의 인정에 대한 깊은 감동”이라며 “그러나 당시 관료사회의 부정부패에 대해서는 매우 비판적이었다”고 밝혔다.

또 “언어소통의 어려움 때문에 잘못 기술한 부분, 일본이나 중국의 잘못된 자료를 통해 한국 사회를 왜곡하는 부분도 적지 않다”고 지적했다.

당서에 나타난 고구려를 정리한 신형식교수는 “고구려는 당당한 독립국가였으며 사회 풍속이 엄격한 나라임이 확인된다”며 “더구나 문헌들은 정치제도나 사회전통이 중국과 다름을 인정해 고구려가 중국의 지방정권이라는 주장이 잘못됐음을 입증한다”고 밝혔다.

최서자 교수는 “명청대에 형성된 한국에 대한 인상은 대체로 문화수준이 높고, 예의가 바르며, 중국 주변 국가 중 가장 믿을 만하다는 것”이라며“그러나 한국문화의 고유성이나 특성에 대해서는 별다른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한편 장지안 교수는 “선화봉사고려도경(宣和奉使高麗圖經)의 저자인 송(宋)의 서긍(徐兢)은 고려 사회의 좋은 모습이 중화를 모방한 결과라고 믿는 등 봉건시대 문인의 한계를 보이지만 고려의 고귀한 문화전통을 강조하며 열렬히 칭송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철훈기자

chkim@hk.co.kr

■이방인이 본 한국·한국인

▽19세기 말 20세기 초 서양인들의 기술

“한국 사람들은 미개인과는 전혀 다르다. 비범한 지성으로 단기간에 지식을 습득하는 그들에게 늘 압도당했다.”(아놀드새비지-랜도어ㆍ영국인 화가)

“한국인들에게 거짓말쟁이라든지 난봉꾼이라고 욕하면 일소에 부치지만, 인색하다는 말을 들으면 가장 크게 화를 낸다.”(호머헐버트)

“러ㆍ일전쟁 초기에 한국에 살던 모든 서양인들은 일본에 호의적이었다. 일본은 이 나약한 나라(한국)를 잘 이끌어줄 것이라고 믿었다.”(프레드릭매켄지)

“그들(한국인)은 수적인 면에서 중국에, 재치의 면에서 일본에 눌려 살고 있다. 중국인처럼 상술에 능하지도 못하고, 일본인처럼 싸움을잘하는 민족도 아니다. 그들은 앵글로 색슨족에 가까우며 극동에서 가장 상냥한 민족이다.”(호머 헐버트)

▽명대 문헌

“조선은 대대로 벼슬을 귀하게 여기고 노역을 천하게 여겨 (기술자에 대해) 일체의 벼슬길을 막아버리는 까닭에 가끔 그들이 왜나 적국으로 달아나 우환거리가 돼왔다.”(명사 조선전)

▽송대 문헌

“(고려의) 남자는 예의에서 나오고, 부녀자는 정신(正信)하고, 음식은 그릇에 담고, 길가는 사람들은 서로 겸손하다.”

“(고려의) 백성은 16살이 되면 군대에 가야 한다. 6군 상위(上衛)는 항상 관부(官府)에 머무르고 나머지에게는밭을 주어 일하게 한다.”(선화봉사고려도경)

▽삼국지 “(고구려인의) 기질은 몹시 급하고 싸움을 좋아하며, 성품은 청결하나 남녀관계가 음란하다. 일반생활은 노래와 춤을 즐기며 술을 잘 빚는다.”

“오랑캐라 하지만 동이족은 음식과 제사에 예의가 있다. 중국이 예를 잃을때 그것을 동이에서 구했다.”

▽일본서기

“보화가 있는 나라, 눈이 부신 금, 은, 채색이 대부분 이 나라에 있는데 이를 신라국이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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