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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지는 나의 화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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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지는 나의 화폭"

입력
2001.11.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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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속 거대한 설치작업 크리스토·장 클로드 부부1970년 가을 미국 콜로라도주 라이플 계곡에 거대한 커튼이 걸렸다.

‘계곡의 커튼’이라는 제목으로 길이 385m,최대 높이 111m짜리 붉은 색 나일론 커튼이 로프에 매달려 계곡을 가로지른 것이다.

창문에 걸려 있던 커튼이, 미술관에 갇혀 있던 미술작품이 대자연의 품에 뛰어든 역사적인 순간이자 ‘대지미술(Land Art)’의 탄생을 알리는 기념비적인 순간이었다.

거인의 상상력으로 온갖 사물을 거대한 천으로 감싸온 세계적인 대지미술가 크리스토 자바체프ㆍ장 클로드 부부의 작품이 한국에서 전시된다.

16일~12월 6일 서울 청담동 박여숙화랑(02-549-7575)에서 열리는 ‘크리스토’전에는 두 사람이 2004년 7~8월께 미국에서 실물로 완성할 두 프로젝트 ‘문들(Gates)’과‘강 위로(Over the River)’의 축소모형, 드로잉, 현장 사진, 사진 콜라주 등 밑그림 100여 점을 선보인다.

‘문들’(뉴욕 센트럴 파크 프로젝트)은 이들이 80년부터 추진해온 설치작업으로 센트럴 파크 공원 산책로에 높이 4.5㎙짜리 사각 문틀을 8m 간격으로 끝없이 세운 다음 노란색 천을 매달아 바람에 휘날리게 하는 것이다.

보행자(관람객)는 이 문 사이를 자유롭게 거닐면서 ‘풍경 속의 예술’이라는 대지미술의 의미를 실감하게 된다.

‘강 위로’(콜로라도주 아칸소강 프로젝트) 역시 길이 10.7㎞짜리 아칸소 강을 모조리천으로 뒤덮으려는 거대한 설치 작업.

수면 위 3~7m 높이에 쇠줄을 이리저리 연결하고 그 위에 천을 덮어씌운다는 계획이다. 이 작업은 90년부터 추진해오고 있다.

두 작업의 결과물은 단 보름 동안만 전시한 후 깨끗이 철거한다. 예술작업으로 자연을 훼손해서는 안 된다는 대지미술의 취지 때문이다.

10~20년씩 걸리는 오랜 작업기간에 작가들은 드로잉과 사진 콜라주 등 밑그림을 판매해 수십억원에 달하는 제작비용을 마련한다.

두 사람 모두 1935년 6월 13일에 태어났으며 92년 현대화랑과 서미화랑에서 국내첫 전시회를 가졌다.

85년 프랑스 파리의 퐁네프 다리를 천으로 감싼 바 있는 이들의 밑그림은 세계 200여 개 미술관에서 소장하고 있을 정도로 독립 미술작품으로도 가치를 인정 받고 있다.

1970년 미국 콜로라도주 라이플 계곡에 설치한 ‘계곡의 커튼’. 크리스토에게 계곡이란 바람이 스쳐가는또 하나의 커다란 창문이었다.

/김관명 기자 kimkwm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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