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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을 사람 하나도…" 황수정 쇼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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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을 사람 하나도…" 황수정 쇼크

입력
2001.11.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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탤런트 황수정(31)이 히로뽕을 맞은 혐의로 13일 수원지검에 의해 갑자기 구속되자 방송ㆍ연예계와 시청자들은 큰 충격을 받았다.방송계에선 여전히 캐스팅 후보 1순위인 황수정의 히로뽕 투여를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며, 이제 연기자의 생명이 끝난 것이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시청자나 팬들 역시 인터넷 사이트 등에서 분노에 가까운 반응을 보였다.

“깨끗한 척 혼자 다 하더니 뒤로는 호박씨를 까고 있었다”라는 원초적인 비난에서부터 “너무 순수하게 보여 방에 사진을 걸어놓았는데 배신감을 느껴 찢어 버렸다”는 개인적인 감정까지 비난 일색이었다.

황수정의 팬클럽 사이트는 대부분 자진해서 문을 닫았다.

각 방송사 드라마국 PD들은 일단 황수정이 출연 중이거나 캐스팅이 확정된 드라마가 없다는 사실에 안도했다.

MBC 김승수 드라마국장은 “공인으로서 도저히 해서는 안 될 일을 했다. 스타로 키운 방송사로서 배신감마저 느낀다”고 말했다.

이화여대 주철환 교수(언론영상홍보학과)는 “가치관이 정립되지 않는 청소년들에게 대중 스타는 인생의 나침반 역할까지 한다. 황수정처럼 깨끗한 이미지로 살아야지라고 생각했던 많은 팬들이 세상에 믿을 사람 하나 없구나라는 절망감을 느끼게 될 현실이 안타깝다” 고 말했다.

■CF즉시 중단

이번 사건으로 가장 큰 피해를 본 곳은 그녀를 광고 모델로 기용한 업체다.

롯데백화점과 태평양 마몽드는 즉시 광고를 중단했다. 롯데백화점은 내년 1월까지, 태평양 마몽드는 내년 5월까지 광고 계약을 맺었으나 회사 이미지를 고려해 광고를 중단했다.

광고 모델 계약 시에는 물의를 일으켜 광고를 중단할 경우에 대한 단서 조항이 대부분 마련돼 있어 손해배상 소송이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황수정은 그 동안 순수하고 청순한 이미지로 인해 광고 업계에서는 최고의 모델 대우를 받았다.

MBC 드라마 ‘허준’ 출연 이후 아파트, 화장품, 백화점, 자동차, 신용카드 등 각종 광고 모델로 나서 15억 원 대의 수입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왜 히로뽕을 맞았을까

많은 사람들의 관심은 여전히 인기가 있는 황수정이 왜 히로뽕의 유혹을 견디지 못했을까와 그녀와 함께 히로뽕을 투약한 강모(34)씨가 누구인가에 쏠려 있다.

황수정은 검찰에서 “피곤하고 힘들 때마시면 활력이 솟는다는 강씨의 말에 따라 마셨을 뿐이며 마약류란 사실은 전혀 몰랐다” 고 밝혔지만 연예계에선 그녀가 히로뽕을 한 이유를 두 가지로 보고 있다.

정상의 인기 연예인으로서 바쁜 스케줄과 인기 중압감을 견디기 힘들었을 것이라는 분석과, 남자가 원인이었을 것이라는 추측이다.

그녀를 잘 아는 연예계 인사들은 후자에 무게 중심을 두는 눈치다. 황수정은 그 동안 배우 정모씨와의 열애설, 재벌 2세와의 교제설 등 남자와 관련된 소문이 끊이지 않았다.

한 기획사 사장은 “ 드라마 ‘허준’ 이후 출연한 ‘엄마야 누나야’와 ‘네자매 이야기’에서 연기력이 부족하다는 일부 비판을 받았지만 히로뽕을 할 정도로 중압감은 느끼지는 않았을 것이다. 여전히 방송사 등에서 그녀는 캐스팅 1순위였다”고 말했다.

황수정과 함께 있었던 강씨는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서 유흥업소를 운영하는 사장으로 큰 키에 호남형인 것으로 알려졌다.

두 사람의 관계가 방송가에 알려진 것은 6월 MBC ‘네자매 이야기’ 촬영장에 강씨가 모습을 나타내면서 부터다.

기획사에 소속되지 않고 혼자 활동하는 황수정은 제작진에게 강씨를 ‘삼촌’이라고 소개한 것으로 알려졌다.

■방송 복귀 가능할까

황수정의 연예계 복귀에 대해서는 비관론이 절대적이다.

SBS 성준기 PD는 “ 그 동안 황수정이 맡았던 배역이 주었던 순수한 이미지를 완전히 뒤엎는 정반대의 사건이다. 만약 처벌을 받고 나오더라도 연예계복귀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부분 드라마 PD들도 이 같은 의견에 동조하는 분위기다.

또 그녀가 “최음제인 줄 알았다”고 고백한 것도 그녀의 인기 기반인 지고지순한 이미지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다.

그 동안 신동엽, 전인권 등 연예인들이 대마초나 히로뽕 혐의로 구속돼 집행유예로 나온 전례가 있지만 여성 톱 탤런트가 히로뽕을 투여해 구속된 것은 처음이어서 사법처리 수위도 관심사다.

한편 방송가에선 이번 사건을 계기로 원칙이 없었던 ‘문제 연예인’에 대한 방송출연 내부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는 소리가 다시 나오고 있다.

방송사들은 그 동안 사회 분위기와 여론을 저울질하며 사법처리 전력의 연예인들을 방송에 다시 출연시키는 등 아무런 기준이 없었다.

배국남기자

knba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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