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진승현(陳承鉉ㆍ28ㆍ구속)MCI코리아 부회장을 기소하며 범죄혐의를 부실하게 작성하는 바람에 1년 여 동안 끌어온 진 부회장에 대한 1심 선고가 연기됐다.서울지법 형사합의23부(김용헌ㆍ金庸憲부장판사)는 “검찰의 공소장에서 공소제기 사실이 불명확한 부분이 있어 선고를 연기하고 검찰에 공소장 변경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검찰의 공소장에서가장 문제가 된 것은 진 부회장의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배임 혐의와 관련해 ‘한스종금의 현대창투에 대한 330억원의 대출금을 일방적으로 상계처리했다’고 기소한 부분.
재판부는 선고를 앞두고공소장을 면밀히 검토하다 애매한 공소장 문장을 발견한 뒤 검찰에 “상계처리 뿐만이 아니라 330억원의 부당대출 자체도 기소한 것 아니냐”고 물어봤고 검찰은 “그런 부분이 있었느냐”는 반응을 보이다가 이후 “내부 논의를 해보니 대출부분도 배임혐의로 기소한 것으로 봐야 한다”는 입장을 전해왔다.
검찰은 또 진 부회장의리젠트 증권 주가조작과 관련 통정거래를 기소하면서 매수ㆍ매도 양 부분을 적시해야 했음에도 매도 부분만 적시했고, 증권거래법상 통정거래에 대한 범죄구성요건의 적용 법조도 누락해 재판부의 지적을 받았다.
재판부는 “그동안변호인측은 대출 부분이 기소된 사실을 모른 채 상계처리 부분만 다퉈왔다”며 “검찰이 공소장을 애매하게 작성하는 바람에 대출 부분에 대한 피고인 방어권이 침해 받을 수 있어 정식으로 공소장 변경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재판부는 20일 진씨에 대한 공판을 열어 공소장을 변경하고 변호인측의 이의가 없으면 29일께 선고를 할 예정이다.
고주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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