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러시아가 향후 전략 핵 탄두보유고를 현재의 3분의 1 수준으로 감축하기로 사실상 합의, 새로운 전략적 틀 속에서 협력과 공존을 모색할 계기를 마련했다.현재 7,000여기의핵 탄두를 1,700~2,200기로 줄이겠다는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의 발표는 엄밀하게 말해 미국의 일방적 핵 감축 선언이다.
미국의 안보수요를감안할 때 2,000기 안팎을 보유하는 것으로 충분하다고 보고 러시아의 대응을 촉구한 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푸틴 대통령은 “핵탄두를전략적 균형을 유지할 수 있는 최소 수준으로 남기겠다”고 밝혀 미국의 제안을 사실상 수용했다.
러시아는 5,800여기를 1,500기 까지 줄이는것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두 정상의 결단은 수년이 걸리는 협상 과정을 생략하고 신뢰의 토대 위에서 과거 적대 관계의 상징인 핵탄두를 신속하게 감축하겠다는 뜻이어서 양국 관계가 협력의 시대로 접어들고 있음을 실감케 했다.
하지만 양측은 탄도탄요격미사일(ABM)협정 문제에서는 평행선을 달렸다. 푸틴 대통령은 회담 후 “우리의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고 밝혀 협정을 깨지 않고 미사일 방어(MD) 계획을 추진하려는부시 대통령의 의도를 비껴갔다.
15일 텍사스주 부시 대통령 목장 회동에서 이 문제가 재론될 여지는 있지만 양측이 타협점을 찾기란 쉽지 않을 전망이다.
두 대통령은 이밖에 ▦반 테러 연대의 강화 ▦미국의 러시아 경제 부흥 지원 ▦러시아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역할 증대 ▦러시아의 세계무역기구(WTO) 가입 지원 등에대해 합의했다.
김승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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