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하 세계무역기구(WTO) 각료회의는 마지막까지 농업 및 환경 의제 등에서 치열한 각축을 벌인 끝에 극적인타결에 이르렀다. 농업 보조금의 축소 방식을 두고 우리나라와 유럽, 그리고 농산물 주요 수출국그룹인 ‘케언즈그룹’간에 벌어진 대립은 추후 협상의여지를 남기는 방식으로 절충됐다. 또 ‘다자간 환경협정(MEA)의 WTO 협정 연계’를 주장한 유럽의 입장을 수용하는 대신 섬유 등 일부 공산품관세 인하를 요구한 개도국의 입장이 반영됐다. 다음은 이번 협상의 쟁점별 타결 내용.▽농업
합의안은 시장접근의 개선과 함께 모든 형태의 수출보조금 폐지 및 교역을 방해하는 국내 지원의 ‘실질적’ 축소를목표로한 협상과 관련해 전반적으로 언급하고 있다. 우리측은 ‘실질적’이라는 표현을 빼줄 것을 요구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다만 협상 마지막까지 자체적인 보조금 삭감 일정을 고수할 권리가 있다며 보조금 철폐 일정에 관한 명시적 표현을거부한 유럽연합(EU)의 입장을 절충적으로 수용, ‘보조금의 단계적 철폐’라는 표현을 합의안에 쓰되 추후 협상 여지를 남겨둔다는 의미에서 ‘협상결과를속단하지 않는다’는 표현도 병기키로 했다.
시장개방에 관한 세부원칙을 2003년 3월말까지 수립하고 국가별 이행계획을 2003년 말 열리는 5차 각료회의전까지 제출토록 결정돼 향후 쌀시장 개방협상에도 영향을 줄 전망이다.
▽환경
막판 쟁점은 다자간환경협정(MEA)를 어떤 식으로 WTO 협정과 연계시키는가의 문제였다. 당초 합의 초안에서는 교역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협상을즉각 개최할 것을 촉구하지는 않았지만 이 문제가 2년 내 열릴 다음 각료회의에서 취해질 협상결과에 따라 WTO위원회에서 논의돼야한다는 수준이었다.그러나 최종 합의안에서는 EU가 요구한 3개항 가운데 ‘MEA를 WTO협정과 연계한다’는 입장을 수용해 명시했다. 쉽게 말해 환경오염 방지기술에앞선 미국ㆍ유럽 등이 관련 상품의 교역조건을 보다 유리하게 끌고갈 여지가 마련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섬유ㆍ의류
환경 의제 쟁점과 ‘주고 받기식’ 타협에 이른 쟁점이다. 관련 상품의 주요 수출 당사자인 다수 개도국의 입장을 반영해 섬유수출 쿼터 제거를 확대하도록 합의안에 명기했다. 또한 일부해당 공산품의 관세를 인하하는 방안을 마련키로 했다.
▽반덤핑
당초 초안에는 회원국들이 부당하게 저가로 외국시장에자기 제품들을 수출하는 국가들에 대해 부과되는 징벌적인 관세를 의미하는 의미하는 반덤핑에 관한 규정을 명확히 하는 협상에 합의하도록 명시했다. 하지만 미국은 반덤핑 조치가 자유무역 지지 여론의 확대를 위해서라도 필수적인 도구라고 주장하면서 반덤핑 조치에 대한 협상개최구상 자체를 강하게 반대했다. 하지만 당초부터 반덤핑 개정 협상 개시를 주장해온 우리나라와 EU, 일본 및 개도국들의 입장이 모아지면서 최종합의안에는 관련 협상 개시를 명시했다. 미국의 막판 요구로 ‘무역 피해 구제조치의 기본적인 의미는 유지한다’는 문구가 추가 삽입됐지만 선진 수입국들의마구잡이식 반덤핑 제소에 대한 보편적 규준을 마련하는 계기는 마련한 셈이다.
▽지적재산권
합의안 초안에는 특허권보호에 관한 합의가 국가들로 하여금 공공의 번영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들을 취하는 것을 방해해서는 안된다는 합의를 담고 있다. 개도국들은 에이즈와같은 질병퇴치를 위해 싼 값에 일반의약품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하자고 촉구하고 있으나 미국과 스위스 등은 지적재산권의 침해 우려를 들며막판까지 반대입장을 취했다.
도하=최윤필 기자
■뉴라운드 향후 일정
▦2002년 1월까지=무역협상위원회 첫 회의
▦ 2002년 6월까지=서비스협상상대국 개방 요구안 제출 완료
▦2003년 3월까지=농업분야 협상기준 세부사항 합의
▦2003년 5월까지=분쟁해결 양해에 관한 협상 완료
▦2003년하반기=제5차 각료회의까지 농업분야 개방 양허안 제출
▦2005년 1월초까지=농업 등 모든 분야 협상 완료
▦2005년=각료회의 특별회의 및 각국비준 절차 완료
▦2005년 또는 2006년 =추가개방 이행 착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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