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女…부르카벗고 청바지차림아프가니스탄 카불 거리에 ‘부르카’를벗어던지고 활보하는 여성들이 늘고 있다. 일부 용감한 젊은 여성들은 바지, 그것도 진바지를 입고 나서고 있다.
탈레반이떠난 뒤 가장 급격한 생활의 변화를 맞고 있는 것은 여성들이다. 탈레반 치하에서 여성들은 머리에서 발끝까지 덮는 부르카를 입어야 했고 남성 가족과함께가 아니면 집 밖에 나가는 것조차 금지됐다. 직업은 물론, 학교에 다닐 수도 없었다.
하지만 13일 오전에는 ‘라디오 아프가니스탄’ 방송에서 5년만에 처음으로 여성 아나운서가 등장, 탈레반의 패퇴 소식을 전해 ‘해방’을실감케 했다.
북부동맹측도 카불과 헤라트 등을 점령하자 마자 “아프간의 모든 자매들은이슬람의 가르침과 우리의 전통에 따라 교육을 받고 일할 수 있게 됐다”고 발표, ‘여심’을사로잡고 있다.
그러나 아직도 많은 여성들은 부르카를 벗지 못하고 있다. 전직 교사로, 위험을무릅쓰고 이웃 소녀들을 가르쳐온 나빌라 하시미(32)는 “아직도 불안하다”며 “탈레반이 돌아오지않을 것이라는 확신이 설 때까지 부르카를 벗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희정기자
jaylee@hk.co.kr
■男…탈레반 강요 '수염' "당장 깎아버린다"
수도 카불에서 탈레반이 물러간 뒤 가장 바빠진 이들은 이발사들이다.
AP와 AFP 통신 등은 13일 남성들이 탈레반의 강요로 길렀던 수염을 깎기위해 몰려들어 이발소마다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다고 보도했다. 탈레반은 모든 남성들에게 터번을 쓰고 턱수염을 최소 10㎝이상 기르도록 강요하고 어길 경우 엄벌에 처했다.
탈레반 집권 초기 친지 결혼식에 가려고 면도를 했다가 7일간 유치장 신세를 졌다는아흐메드 파리드(27)는 이날 “당장 수염부터 밀겠다”고 말했다.
수염깎기 열풍이 불면서 면도기와 면도날 값이 폭등하고 품귀 현상마저 빚고 있다.그 덕에 아프간과 거래해온 접경지대 파키스탄 상인들은 때아닌 ‘면도날 특수’를 누리고 있다.
이희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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