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사실주의를 대표하는 극작가 안톤 체호프(1860~1904)와 독일 표현주의 연극의 선구자 프랑크 베데킨트(1864~1918)의 작품이 동시에 무대에 오른다.극단 진화는 15일~12월16일 대학로 단막극장에서 체호프의 단편 ‘곰’과 ‘백조의 노래’를 연이어 공연한다.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은 16일~18일 예술의전당 토월극장에서 베데킨트의 ‘봄이 눈뜰 때’를 무대에 올린다.
사소한 일상사의 재현을 통해 삶의 진실을 밝히는 사실주의와 상징적인 대사로 삶을 냉소적으로 비판한 표현주의 연극을 비교할 수 있는 기회다.
‘곰’과‘백조의 노래’는 ‘세 자매’나 ‘갈매기’ 같은 장편 비극으로만 알려진 체호프의 색다른 면모를 살필 수 있다.
‘곰’(연출 이자순ㆍ1888년 모스크바 초연)은 남편이 죽은 후 정조를 지키려는 젊은 부인과, 여성기피증을 가진 지주의 만남과 사랑을 그린 로맨틱 코미디.
정소희 이준식 이정미 등이 출연하는 이번 공연에서는 랩과 춤까지 등장해 체호프는 ‘무겁고 심각하다’는 선입견에 도전한다.
‘곰’과 같은 시기에 발표된 ‘백조의 노래’(연출 함형식)는 3류 노배우의 삶에 대한 회환과 무대에 대한 열정을 그렸다.
김희종 최대성 출연. 화~금 7시 30분, 토 4시 30분ㆍ7시 30분, 일 4시 30분. (02)762-0810
‘봄이 눈뜰 때’는 ‘사춘기’라는 제목으로 국내에도 자주 소개된 베데킨트의 대표작.
1891년 완성된 이 작품은 19세기 독일 시민사회의 위선적인 성(性) 관념을 신랄하게 비판해 15년 동안 공연이 금지됐다.
학교 생활에 적응하지 못해 자살한 모리츠, 14세 소녀를 임신시킨 멜히오르, 강제로 낙태수술을 받은 벤들라 등 청소년 3명이 주인공이다.
연출을 맡은 조태준 연극원교수는 “‘몽둥이’ ‘파리채’ 등 교사들의 상징적인 이름, 장황하고 긴 독백 등 표현주의 연극의 탄생을 알린 문제작”이라고 말했다.
연극원이 내년 창단할 크누아 레퍼토리 극단의 창단 준비 공연. 김수진 최영미 임동욱 등 출연. 16일7시 30분, 17일 3시ㆍ7시 30분, 18일 3시. (02)958-2696
/김관명기자 kimkwm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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