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부동맹이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수도 카불을 차지해버리자 차기 아프가니스탄 정권구성을 위해 진행돼온 각국의 협상이 혼란에 빠지고 있다.특히 북부동맹의 단독 수도점령에 반대해온 미국과 영국 등은 준비되지 않은 채 맞은 급속한전황의 진전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유엔과 미ㆍ영 및 아프간 주변국들은 카불함락후 ‘힘의 공백’을메우기 위해 진주할 다국적군, 새 정부 구성을 위한 준비기구, 등 차기정권의 골격을 앞으로 수일내에 마련해야 할지경이다.
미국ㆍ러시아와 이란 등 아프간 주변국들이 참여하는 ‘6+2’ 회의는 12일 포스트 탈레반 정권 구성 논의를 급진전시키기로 합의했다. 동시에 물밑에선 다국적군 구성을 위한 협상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콜린 파월 미 국무부 장관과 이고리 이바노프 러시아 외무부 장관을 비롯한 6개국외무부장관들은 비공개 회담후 채택한 성명에서 “아프간 내 다양한 민족을 대변하며 정치적으로 균형 잡혀 광범위한 지지기반을 갖는정부가 아프간인들의 자유로운 선택에 따라 구성되어야 한다”며 “차기 정부는 아프간인들의 필요와 인권은 물론 지역 안정과 아편거래 억제 등 아프간의국제 의무를 충족시켜야 한다”고 지적했다.
회의 직후 라크다르 브라히미 유엔 아프간 특사는 “아프간인구에 따른 대표체와 협력해 수일 안에 임시 협약 마련을 희망한다”고 말해 차기 정권 구성의 속도를 높일 것임을 시사했다.
일부 외교관들은 아프간 차기 정부 구성을 위한 ‘6+2’ 추가 협의가 금주 중 스위스 제네바나 오스트리아빈 또는 아프간 인접 지역에서 열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함께 파월 장관은 “카불의 치안 공백을막고 과도정부 구성을 준비하기 위해 유엔이 주도하고 인도네시아, 방글라데시, 요르단 등 이슬람국 병력이 중심이 된평화유지군 파견이 필요하다”고 말해 온건 이슬람국가들로 구성된 유엔평화유지군 파견 구상을 밝혔다.
하지만 아프간 주변국의 이해가 여전히 엇갈릴 뿐 아니라 북부동맹과 다수민족인파슈툰족, 자히르 샤 전 국왕 등 아프간 정차간의 갈등이 계속되고 있어 차기 정권의 조기 결실은 불투명하다.
미국이 염두에 두는 거국정부 수반인자히르 샤 전 국왕에 대해 이란은 강한 거부감을 표시하고 있으며 친 파슈툰인 파키스탄은 차기 정부에서 파슈툰족의 우위를 계속 주장하고 있다.
북부동맹내부에서조차 외교관들이 전 국왕과 손잡기 위한 작업을 진행 중인데 군 사령관들은 샤 전 국왕의 참여에 반발하는 등 이견이 노출된 형편이다.
‘포스트탈레반’에 대한 모범답안이 나오지 않을 경우 ‘반 탈레반 연대’ 전체의 전열에도균열이 나타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김범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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