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이 싫어서 총재직을 사퇴한 게 아니다. 나는 어차피 물러날 사람이기 때문에 기회를 빨리 주는 게 시간적 여유를 갖고 문제를 풀어가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김대중(金大中)대통령은 13일 자신의 정치적 고향인 광주를 방문, 민주당 총재직 사퇴에 따른 소회를 ‘순명론(順命論)’으로 풀어갔다.
김 대통령은 이날 광주시 업무보고에 앞서 지역 인사들과 가진 오찬에서 “우리가 안고 있는 문제가 너무 커 대통령으로서 둘을 한꺼번에 할 수 없었다”면서 “당은동지들에게 맡기고 국사에 전념하겠다고 판단했다”고말했다.
김 대통령은 “브루나이에서정상회의를 하면서도 국내 일이 머리에서 떠나지 않아 회의에 집중하지 못할 때도 있었다”면서 “결국 이래서는 안되겠다고 생각, 결단을 내렸다”고 말했다.
김 대통령은 “정권에는 임기가 있지만 국가나 경제에는 임기가 없다”면서 “내임기는 1년이면 끝나지만 나라 일은 계속돼야 하기 때문에 긴 장래를 내다보고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대통령은 “임기말에 과욕을 부리지 않고 지금까지 한 일을 마무리해 다음 정권에 부담이 되지않고 힘이 되도록 하겠다”면서 “2003년기쁜 마음으로 물러나고 여러분이 축복해줄 수 있기를 바란다”는말로 오찬을 마쳤다.
이영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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