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전 통상교섭본부장의 청와대 정책기획수석 임명은 수석비서관 자리 하나를 채우는 것 이상의 의미를 함축하고 있다. 한 수석 임명은 총재직 사퇴 후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이 취할 인사 스타일, 특히 지자제 선거 이전에 있을 개각의 방향을 예고해주고 있다.우선 한 수석이 관료출신이라는 점은 청와대 비서실의 정치색 탈피를 의미한다. 이제 청와대 수석비서관에는 유선호(柳宣浩) 정무수석을 제외하고는 정치인 출신이 없어졌다.이는 국정과 정치의 분리, 정치적 중립이라는 총재직 사퇴의 취지에 맞는다.
관료 출신의 발탁은 다른한편으로 임기 말 국정의 안정성을 도모하는 측면이 크다. 정책기획수석은 영역을 정해놓지 않고 정책 아이디어를 내는 ‘리베로’의 역할을 하기 때문에Y S 정권 때부터 비관료 출신이 주로 기용됐다.
이번에 관료 출신을 임명한 것은 임기 말 새롭게 일을 벌이기 보다는 그 동안 추진해온 일을 안정적으로 마무리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런 맥락에서 향후 개각에서정치인 출신들이 물러날 경우 관료 출신이 기용될 가능성이 높다. 김 대통령이 13일 광주를 방문, 지역 인사들과의 오찬에서 “과욕을 부리지 않겠다”고말한 것은 시사하는 바가 있다.
한 수석이 경제, 통상전문가라는 점도 유의할 대목이다. 김 대통령이 임기 말 최우선시 할 테마가 경제라는 사실이 분명하게 드러난다.
세계 경제가 극도로 어렵고 이 와중에서 중국과 대만이 WTO에 가입, 경제 질서가 재편되고 있기 때문에 정책기획과 조정의 초점이 통상과 경제로 모여질 것임을 보여주고 있다.
이영성기자
leeys@hk.co.kr
■한덕수 정책기획수석
정부내에서 손꼽히는 경제통상 전문가. 중국의 WTO 가입 등 세계경제환경의 급변에 대응 할 개방정책을 차질없이 추진하는 데 적임자라는 평을 받고있다.
주요경제부처에서 정책조정 및 기획파트를 두루 거쳤다. ‘일이 취미’라는 얘기를 들을 정도로 업무 외에는 한눈을 팔지 않는다. 부인은 최아영(崔娥英ㆍ48)씨.
▦전북 전주ㆍ52세 ▦상공부 산업정책국장 ▦청와대 통상산업비서관 ▦특허청장 ▦통상교섭본부장 ▦주 OECD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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