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관들이 또 당했다?아메리칸 항공 소속 비행기 추락 사고로 조정을 받던 증시가 세계적인 신용평가기관인S&P의 국가 신용등급 상향조정에 따라 상승 반전했다. 특히 그동안 순매도 랠리를 펼쳤던 기관이 이날 순매수로 전환한 반면 외국인은 차익실현매물을 쏟아내며 순매도로 돌아섰다.
때문에 그동안의 외국인 순매수 랠리 배경에는 국가 신용등급 상향 조정이란 호재를 미리 알고 있었던 것이 아니냐는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신용등급상향조정에 상승마감
13일 거래소 시장은 아메리칸 항공 소속 비행기 추락사고의 여파에 따라 하락세로출발했다. 그러나 당초 우려했던 테러 가능성 보다 단순 사고일 가능성이 커지면서 시장은 안정세를 찾아갔다.
특히 그 동안 조정만 기다리며 매수기회를 노리던 국내 기관들이 지수가 빠지자 기다렸다는 듯이 매수세에 나서 조정폭은 크지 않았다. 비행기 사고가 오히려 기관들이 순매수로 돌아설빌미를 제공한 셈이다. 반면 기관들이 순매수에 나서자 외국인은 차익 실현 매물을 내놓으며 빠지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오후2시 S&P에서 우리나라 신용등급을 한단계 상향 조정할 것이라는소식이 돌면서 증시는 상승세로 반전했다. 초대형 호재에 기관은 매수를 늘렸고 결국 이날 종합주가지수는 4.35포인트(0.74%) 오른588.83으로 마감됐다.
국내 기관들은 모두 817억원을 매수했고 외국인은 698억원 어치를 팔았다. 그동안 순매수로 일관해온 외국인은 국가신용등급 상향 조정이 발표되자 주가 상승에 따른 차익을 실현하고 나선 반면 국내 기관들은 뒤늦게 매수에 나서 비싼 값에 주식을 산 것이다. 국내기관과 외국인의 진검 승부에서 외국인이 승리한 셈이다.
■단기악재 장기 호재
국가신용등급 상향조정이 주식시장에 미칠 영향에 대해선 의견이 엇갈린다. 대우증권신성호 투자전략부장은 “국가신용등급 상향 조정은 채권이나 환율에는 영향을 미칠 지 몰라도 주식시장에는 직접적인영향이 적다”며 “외국인 매매도 세계 증시의 흐름과 연동돼 움직일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반면 굿모닝증권 홍춘욱 연구원은 “과거 주식시장이국가신용등급이라는 재료의 노출을 계기로 조정을 받았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단기적으로는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지적했다. 지난 1998년 2월이나 99월1월에도 국가신용등급 상향 조정 직후에는 단기 조정의 양상을 보였다는 것.
이는 상향 조정 2개월 전부터 강력한 순매수를 보인 외국인이 발표 이후에는 매도에 치중하는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홍연구원은 “장기적으로는한국정부 및 기업의 차입여건을 개선시켜 수익개선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한편 삼성증권 유욱재 수석연구원은 “외국인은국가신용등급 상향조정 재료를 미리 알았던 것으로 보인다”며 “당분간은 외국인의 움직임과 기관들의 매수 가담 여부 등을 주시하며 관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밝혔다.
박일근기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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