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을 벗는 나무, 회색으로 변해 가는 하늘 그리고 시큼한 바람. 계절은 상념에 잠기게 한다.문학이 문득 그리워지기도 하고. 나들이길에서 맞는 옛 문인들의 삶의 향기. 묵향만큼이나 은근하다.
■ 정지용 생가(충북옥천군 옥천읍 하계리)
우리나라 현대시의 아버지라 할 수 있는 정지용 시인은 충남 옥천에서 태어났다.
‘얼룩배기 황소가 해설피 금빛 게으른 울음을 우는’ 바로 그 곳이다.
옥천읍에서 37번국도를 따라 보은 방면으로 가다 보면 ‘지용로’가 나오고 옛 읍내 삼거리에서 개천길을 따라 200m쯤 더 들어가면 정 시인의 생가가 있다.
초가집한 채와 헛간, 그리고 마당에는 넓적한 바위 두 개가 다리처럼 가로질러 놓여져 있다.
월북시인의 꼬리표 때문에 평가마저 제대로 받지 못했던 정시인의 생가는 1996년 7월에야 복원돼 모습을 드러냈다.
지난 해까지 문이 늘 열려있어 여행자들은 마음대로 드나들 수 있었다. 그러나 자꾸 훼손되는 통에 지금은 생가 옆의 구읍식당(043-733-4848)에서 열쇠를 관리한다.
한편 지용 동상과 시비는 옥천체육공원 안에 세워져 있다. 옥천군청문화관광과 (043)730-3544
■한용운 생가(충남홍성군 결성면 성곡리)
토굴새우젓으로 유명한 광천읍에서 천수만으로 향해 가다 보면 결성면 소재지가 나온다.
결성우체국 앞에서 우측으로 심하게 굽은 도로를 따라가면 만해 한용운의 생가에 닿는다.
양 옆이 과수원이 들어선 한적한 길인데다가 안내판도 잘 되어있어 찾기 쉽다.
주차장을 지나자마자 오른편에는 생가터 안내문, 왼편에는 초가로 지어진 관리사무소가 있다.
싸릿대 울타리로 복원된 만해의 생가는 초가지붕을 얹었으며 방 2칸, 부엌 1칸으로 구성된 일자형 구조. ‘한용운’이란 문패가 걸려있어 생전의 만해가 여전히 그 곳에 살고 있는 느낌을 준다.
마당에는 작은 연못과 정자가 들어서 있다. 검은 돌에 새겨진 만해의 시 ‘나룻배와 행인’이 방문객의 발걸음을 잠시 잡는다.
홍성군청 문화공보실 (041)630-1221
■ 청마 문학관(경남통영시 정량동)
통영은 예술의 고장. 박경리, 윤이상 등 굵직한 문인과 음악인을 많이 배출했다.
수군 통제영이 있던 이곳의 문화는 궁중문화 못지 않게 화려했고 그에 대한 자긍심이 대단히 강했기 때문이다.
청마 유치환도 그 중의 한 인물. 원래 통영에서는 그의 태평동 생가를 복원하려고 했지만 도시계획 등의 문제를 고려해 결국 바다가 바라보이는 정량동 언덕 기상대 아래에 생가터를 복원하고 지난 해 2월 청마 문학관을 열었다.
청마 문학관은 도입부와 3개의 주제로 그의 작품 세계를 설명하고 있다.
해금강의 아름다운 바다를 찾으려 나섰다면 한 번쯤 들러볼만한 곳이다. 통영시청 문화관광과 (055)645-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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