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 값 폭락과 WTO(세계무역기구) 농산물 시장 개방에 분노한 전국 농민들이13일 서울에 올라와 도심 곳곳에서 저녁 늦게까지 격렬한 시위를 벌였다.이날 농민들의 시위로 퇴근길 교통이 극심한 정체를 빚었다.
전국농민회총연맹(의장 정광훈ㆍ鄭光勳) 소속 농민 1만2,000여명은 이날오후 서울 여의도공원 문화마당에서 ‘전국 농민대회’를 연 뒤 국회 앞 8차선 도로를 점거한 채 한나라당 당사를 진입하려다 경찰과 충돌했다.
이 과정에서 농민 50여명과 경찰 19명등 수십명이 부상했다. 또 조선일보 주모(25ㆍ여)기자가돌에 눈을 맞는 등 취재기자 2명이 부상했으며 시위대 트럭과 승용차가 부서지고 한나라 당사 유리창이 파손됐다.
농민들은 국회의사당과 민주당사에도 진입을 시도하며 수 차례 경찰과 극심한 몸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일부 농민은 주변 가로수에 불을 지르고 나뭇잎 등을 모아 태워 일대가 연기로 뒤덮였다.
이에 앞서 버스 400여대를 이용해 전국에서 상경한 농민들은 경찰이 저지하자 도심 곳곳에서 게릴라 시위를 벌였다.
오후 1시50분께 청량리 로터리에서 강원지역 농민 105명이 경찰에 항의, 버스에서 내려 도로를 점거한 채시위를 벌였고 오후 1시55분께는 서대문구 농협중앙회를 방문하려다 경찰에 의해 저지당한 농민 500여명이 버스에서 내려 서울역 방향 3개 차로를 점거하고 플래카드 시위를 벌였다.
오후 3시10분께는 전남지역 농민 700여명이 농협중앙회에 몰려가 경찰 과 격렬한 몸싸움을 벌였고 영동대교,서울역, 동호대교 등지에서도 농민들의 시위가 이어졌다.
한편 농민들은 여의도 문화마당에서 열린 집회에서 ▦쌀생산비 보장 ▦쌀 수입 반대 ▦정부의 신자유주의적 개방 농정 철폐 등을 주장하며 WTO와 쌀 개방을 상징하는 허수아비 화형식을 가졌다.
정녹용기자
ltrees@hk.co.kr
최지향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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