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대로를 따라 미사리를 지나가거나, 경기 양평군 양수리 일대에 가면 연예인이 운영하는 많은 카페와 레스토랑을 만난다.직접 얼굴 보기 힘든 사람들인 만큼 호기심 반으로 한 번 들어가 보고 싶은 생각이 든다.
연예인 주인을 만나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있으면 좋고, 혹 만나지 못하더라도 레스토랑마다 연예인의 독특한 스타일이나 취향을 느낄 수 있다.
서울 시내 구석구석에도 분위기와 메뉴, 맛으로 승부하는 연예인 운영 음식점이 있다. 카페, 고깃집, 일식집 등 종류도 다양하다.
■ 분위기 만점 카페
연예인이 운영하는 식당 중에는 카페가 단연 많다. 1981년부터 4년 간 서울 명동의 명소로 자리했던 떼아뜨르 추.
4월 홍익대앞으로 옮겨 복합 문화공간으로 재개장했다. 연극배우였던 고 추송웅씨의 부인이 운영하고 있으며 딸인 영화배우 추상미씨를 만날 수 있는 곳이다.
떼아뜨르 추(02-325-5573)는 특히 저녁 해질 무렵에 찾는 것이 좋다. 서쪽 하늘에서 지는 해의 그림자가 길게 드리운 2층이 분위기가 있다.
파란 빌로드 천의 의자에 앉아 조용한 재즈를 즐기는 것도 색다른 기분.
추상미씨는 “지하에 있는 소극장에서 공연을 보고 난 뒤 차나 술 한 잔으로 감성을 달래는 공간”이라고 자랑했다. 탤런트 김민, 전광렬씨가 단골.
명동 일마레(02-778-4924)는 굵은 저음이 인상적인 연극 배우 박정자씨와 관계가 있다. 물론 그의 남편이 운영한다는 이유만으로 유명세를 탄 것은 아니다.
흰색과 검은색의 인테리어가 조화를 이루며 정통 이탈리아 음식이 다양하게 갖춰져 있다는 점이 매력이다.
대학로 일 마레(02-744-8697)는 영화배우 이정재씨가 주인.
서울 잠원동에 있는 어니언스(02-537-0606)는 조용한 라이브 카페. 통기타 1세대인 임창제씨가 그룹 이름을 카페로 옮겨왔다.
요란한 장식보다는 차분한 분위기가 조용히 음악을 즐기기에 좋다. 밤이 깊어지면 임창제씨와 그의 음악 동료 모습도 볼 수 있다. 메뉴는 2만 원대의 스테이크와 다양한 주류.
■ 맛으로 승부한다
SBS 사극 ‘여인천하’에서 김안로로 나오는 탤런트 김종결씨가 운영하는 주ㆍ신ㆍ정(02-784-6662)은 여의도에서 소문난 고깃집.
푸짐한 양의 안창살과 갈빗살, 차돌박이가 대표 메뉴. 약수로 지어 파란 빛이 나는 밥과 간장게장(1만 3,000원)도 인상적인 맛이다.
서울 삼성동에 있는 삼성각(02-555-7580) 역시 탤런트 이일재씨가 운영하는 고깃집.
영화배우 장동건, 정준호씨 등을 만나는 행운뿐만 아니라 깔끔한 전라도식 밑반찬도 후회 없는 한 끼를 약속한다.
요리솜씨가 뛰어난 것으로 소문난 탤런트 이정섭씨가 운영하는 재동의 한정식집 종가집(02-765-9181)도 맛으로 뒤지지 않는다.
■ 번뜩이는 재치도 함께
경기 성남시에 가면 아하 전유성(031-759-5355)이 있다. 미역국수(1만 3,000원), 파인애플 볶음밥(1만 8,000원) 등이 눈길을 끌 만한 메뉴.
그러나 무엇보다도 이 집이 특이한 것은 직접 요리를 해 먹을 수 있는 공간이 있다는 점. 분당에 사는 최형진(34)씨는“특별한 날 준비된 재료로 음식을 직접 만들 수 있다. 정성이 가득한 선물을 하는 듯한 기분을 낼 수 있는 곳”이라고 말했다.
각종 액자와 3층 갤러리의 작품들도 눈을 즐겁게 한다. 전씨는 인사동에서 카페 학교종이 땡땡땡(02-736-1965)도 부인 진미령씨와 함께 운영한다
개그맨 김한국씨 등이 운영하는 논현동 코메디클럽(02-543-9055)도 단순히 식사만 하고 끝나는 곳이 아니다.
출연진의 걸쭉한 농담을 들으며 웃음을 곁들일 수 있는 공간으로 인기다.
“문화의 향취가 가득한 감성공간으로 사랑받고 싶어요.” 배우 추상미씨가 운영하는 서울 홍익대 앞 카페떼아뜨르 추.
정상원기자
ornot@hk.co.kr
■부업, 왜 음식점 일까
부업을 하는 연예인 중 유독 음식점이나 카페를 운영하는 경우가 많다. 우선 특별한전문적 지식 없이도 손쉽게 시작할 수 있고, 자신의 유명세를 이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서울 청담동에 중국 음식점을 차린 탤런트 윤다훈씨는“입 소문이 나 손님이 많다. 동료 연예인들이 자주 오기 때문에 이들을 보려고 일부러 찾아 오는사람들도 적지 않다”고 말한다.
또 미사리 카페촌에서 레스토랑을 하며 노래를 부르는 가수 심수봉, 윤시내씨 등처럼 부업과 본업을 조화시킬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인기의 오르내림에 따라 수입이 불안정한 연예인들은 대부분 고정적인 수입원을 확보하기 위해 부업을 시작한다.
연예가에선 연예인 부업 중 음식점이나 카페 운영이 80%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모두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호기심에 찾은 손님들이 음식 맛이나 서비스가 형편 없으면 외면하기 때문이다.
서울 여의도에서 고깃집으로 큰 성공을 거둔 탤런트 김종결씨는 “연기활동으로 바쁘지만 고기 구입에서 종업원의 서비스에 이르기까지 일일이 지도하고 있다. 이것이 성공 비결인 것 같다”고말했다.
배국남기자 knba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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