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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호 '우울' 김병현 '활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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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호 '우울' 김병현 '활짝'

입력
2001.11.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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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프로야구에서 활약중인 박찬호(28ㆍLA 다저스)와 김병현(22ㆍ애리조나다이아몬드백스)이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은 박찬호는 2개팀 축소라는 예기치 못한 상황 때문에 기대한 만큼 연봉을 받지못할 것으로 보여 우울한 나날을 보내고 있는 반면 동양인중 최초로 월드시리즈무대에 선 김병현은 국내에서 박찬호에 필적할 만큼 대우가 업그레이드된것은 물론 몸값도 상대적으로 치솟고 있어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박찬호

시즌 초만 해도 박찬호는 연봉 2,000만달러에 다년계약을 맺을것이라는 전망이 나와 들떠 있었던 게 사실이다. 그러나 시즌종료후 구단주회의에서 만성적자에 허덕이는 구단 2개를 퇴출시키기로 하면서 상황이 묘하게 꼬이고 있다. 올 FA를 선언한 투수들중 최대어로 꼽혔지만 2개구단에 소속된 선수들이 드래프트시장에 대거 매물로 나올 예정이어서 박찬호의 가치가상대적으로 하락하고 있기 때문이다.

연봉 2,000만달러설은 이미 물건너갔고 미국언론들도 박찬호의 기량을 평가절하한다. 최근 댈러스모닝뉴스는 1,200만~1,500만달러로 박찬호의 몸값을 내다보았다. 21일까지 LA 다저스와 우선협상을 벌여야 하지만 다저스가 이미 박찬호를 포기했다는 보도가 잇따르고 있어 이적 가능성이 높다.

스포츠전문 격주간지 ‘스포팅뉴스’(Sporting News)의 웹사이트 ‘tsn.com’은 12일(한국시간) 박찬호의 이적팀으로 보스턴 레드삭스, 콜로라도 로키스 등을 꼽았다. 박찬호는 22일부터 타구단과 본격적인 이적협상이 벌일 예정이지만 몸값을 얼마나 받을지 불투명하다. 96년 풀타임메이저리거가 된 후 대박을 노리던 박찬호는 ‘닭쫓던개 지붕 쳐다보는 격’이 될 가능성이 적지 않다.

■김병현

김병현의 주가는 월드시리즈 이후 미국은 물론 한국에서도 폭등하고 있다. 3년 전 메이저리그 진출 때 비즈니스클래스 항공권을 제공했던 ㈜아시아나항공은 월드시리즈가 끝나자 마자 김병현에게 일등석 무료티켓을 건넸다. 회사 고위층이 김병현의 플레이에 감동, 특별 지시를 내렸다. 국내 스포츠스타 중 일등석 무료 이용권은 박찬호 박세리(25ㆍ삼성전자)만이 제공받아왔던 혜택이라 김병현은 국내에 발을 내딛기 전에 이미 달라진 위상을 실감했다.

국내 체류 기간에도 특급대우를 받는다. 지난해 숙박료를 50% 내려준 리츠칼튼호텔은 올해 1일 숙박료가 80만원인 딜럭스 스위트룸을 무료 제공하기로 했다. 1일 숙박료가 500만원인 프레지덴셜 스위트룸 바로 아래 등급이다.

치열한 경쟁 끝에 김병현을 잡은 리츠칼튼은 광주에 살고 있는 김병현의 부모가 상경했을 때는 1일 숙박료가 60만원대인 클럽코너 스위트룸을 제공키로 했다. 또 피트니스 클럽을 비롯, 리무진서비스(벤츠), 기자회견장 등도 서비스 항목에 추가됐다. 현대자동차도 김병현을 위해 에쿠스 3.5를 증정했다.

지난해까지 김병현이 상상도 할 수 없었던 ‘귀족대우’다. 구단과의 다년계약 때 대박을 터뜨릴 꿈에 젖어 있는 김병현은 이미 모국에서 메이저리그 특급스타 대우를 받고 있다.

정연석기자

yschung@hk.co.kr

정원수기자

noblelia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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