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익성 오락 프로그램을 표방하면서 MBC가 가을 프로그램 개편의 간판으로 10일 첫 선을 보인 ‘! 느낌표’.공익 오락프로그램의 가능성과 적지않은 문제점을 동시에 들어냈다.
공익과 오락의 결합은 언뜻 어울리지 않아 보이지만 제작진의 노력 여하에 따라 둘의 결합이 환상의 화음을 낼 수도 있다.
이를 위한 제작진의 남다른 노력은 엿보였지만, 첫 회는 분명 불협화음이었다.
‘! 느낌표’는 독서, 원로들의 길거리 특강, 청소년 문화, 환경, 교통질서 등 공익과 관련한 5개의 코너로 진행됐다.
가장 큰 문제점은 주제를 전달하는 방식이 너무 작위적이었다는 점이다.
개그맨 김용만과 유재석이 진행하는 독서 캠페인 ‘책ㆍ책ㆍ책 책을 읽읍시다’에서는 서울역 앞에서 일반 시민들에게 ‘책 읽는 사회 만들기 운동본부’가 권장도서로 선정한 ‘쾡이부리말 아이들’ 을 읽었느냐를 질문하면서, 뇌성마비 장애인을 장시간 인터뷰해 의도적인 감동을 자아내려는 의도가 역력했다.
또 신동엽이 진행하는 청소년문화 관련 코너인 ‘하자! 하자!’ 에서는 학업으로 바쁜 청소년들이 아침을 거의 먹지 못한다는 점에 포착해 ‘아침을 먹자’라는 주제를 선정한 것 까지는 좋았지만, 진행자 신동엽이 밥을 안 먹고 온 고교생들에게 억지로 서글픈 현실의 분위기를 강요하는 듯했다. 특히 8개월 동안 밥을 안 먹고 등교하는 한 하숙생에게 아침밥을 먹이면서 시청자에게 문제의식과 감동을 던져주기 위한 신동엽의 과장된 표정과 멘트는 주제의 신선함을 훼손했다.
감동은 연출 보다는 자연스러운 상황에서 나오는 것이다.
물론 원로들을 등장시킨 ‘박경림의 길거리 특강’에서 팔십 평생 남을 돕고 1,000억원대의 재산을 사회에 기부하면서도 똑 같은 내의를 10년 동안 입고 다니는 대구의 이육주 할머니의 삶과 철학은 뭉클한 감동을 주었다.
잠시도 기다리지 못해 경적을 울려대는 운전자들에게 특수 제작 인형이 방귀를 뿜어내고는 ‘여유를 가집시다’라는 문구를 보여주는 것으로 교통문화를 개선하려는 코너는 눈길을 끌었다.
첫술에 배부를 수는 없다. 이 같은 문제점에도 불구하고 ‘! 느낌표’는 주제의 신선함, 공익적인 것을 오락양식으로 전달할 수 있는 가능성, 오락 프로그램의 영역 확장이라는 긍정적인 측면을 보였다.
보다 세심한 노력으로 공익과 오락의 결합이 아름다운 화음을 내기를 기대한다.
공익 오락프로그램의 문제점과 가능성을 동시에 보여준 MBC '! 느낌표'.
배국남기자
knba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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