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만난 그 날부터 남자는 어떻게 해서든 자주 만나려 든다.반면 여자는 상대를 파악하기 위한 기간 동안은 마음을 주려 하지 않는다.
그의 접근이 얼마만큼 진실된 것인지. 다른 여자에게도 그렇게 대하는 것은 아닌지. 그래서 대부분 먼저 달아오르는 확률은 남자에 비해 적다. 하나만을 위한 사랑의 감정인지를 확인하려 한다.
문제는 확인이 끝날 무렵부터 발생한다. 이제는 여자가 안정적인 만남을 요구한다.
하지만 남자는 달라지기 시작한다. 만나는 횟수를 늘리기는 커녕 줄이려고 하고 만남을 그렇게 흥분으로 맞는 것 같지 않다.
여자들은 대부분 남자들의 이런 속성을 알고 있다. 마음이 떠났거나 잠재적인 바람기로 생각하여 약올라 한다. 다툼이 시작된다.
그런 남자들도 있다. 하지만 마음이 떠나지 않아도, 바람기가 없어도 그렇게 행동하는 것이 남자다.
사랑의 영역에서 여자와 남자의 큰 차이 중의 하나가 사랑하는 사람 간의 거리이다. 여성은 가까이 있는 것이 자연스럽지만 남자는 어색하다.
성행위를 제외하고 남녀가 왜 그렇게 자주 가까이 있어야하는지 이해하는 것은 굉장히 어려운 일이다.
예를 들어 보자. 남자들이 부모나 자기 가족과 어떻게 지내는지 관찰해 볼필요가 있다. 명절 때 남자들은 자기들끼리 모여서 웃고 떠들지만 어머니와 둘이 편안하게 있지 못한다.
말도 잘 하지 않는다. 예외는 있다. 가족 간 ‘일’이 생겨 해결할 때다. 그래서 남자들끼리 모이지 않는 경우에는 혼자 TV를 보거나 잠만 자는 경우를 흔히 볼 수 있다.
다가서면 도망치는 남자들은 여자가 꼭 싫어서 그런 것은 아니다. 다가서는 여성에게 남자들은 무의식적 공포를 느낀다.
다시 확대된 어머니상의 영향권 내로 들어가 자신이 소멸될것에 대한 두려움도 있고, 여성과 가까이 있어 남성성에 대한 치명적 약점이 노출될 확률을 줄이기 위한 자기 보존적 방어전략일 수도 있다.
김병후 박사
●김병후 박사는
1955년생으로 연세대 의대를 졸업했다. 김병후 정신과의원 원장,연세대 의대외래 부교수·이화여대 외래교수.93~98년 신문 '청년의사'발생인.한국 청소년 재단 이사장,딸사랑 아버지모임 회장이기도 하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