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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 특정세력 '陳게이트' 개입한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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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 특정세력 '陳게이트' 개입한듯

입력
2001.11.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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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성 국정원 2차장과 부하 직원들이 김재환 전 MCI코리아 회장을 집단 폭행한 것은 ‘진승현 게이트’에 국정원의 특정 세력이 조직적으로 개입했음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다.국정원 직원들이 김씨를 폭행한 배경은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으나 김 차장과 정성홍 당시 경제과장 등 간부와 부하 직원이 동원된 점에 비춰 단순한 개인적 이해관계에서 비롯됐을 가능성은 희박하다.

특히 지난해 검찰의 진씨 사건 수사 당시 알려진 것과는 달리 김 차장이 김씨를 MCI코리아의 회장에 앉힌 것은 국정원내의 특정 세력이 김씨와 ‘모종의 거래’를 해왔음을 시사하는 것이다.

국정원 내부에서조차 “김 차장의 행동은 상식적으로 이해가 가지 않는 것이었다”며 뭔가 절박한사정이 있었음을 암시하고 있다. 김씨의 역할이 그 만큼 만만치 않았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김씨는 지난해 7월 진씨에 대한 금감원조사가 진행되고 있을 당시 MCI코리아의 회장을 맡아 진씨와 김 차장을 중개하며 진씨 사건을 무마하는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지난해 9월 검찰이 진씨를 내사할 때도 전ㆍ현직 검찰 고위간부들을 만나 사건 해결을 위한 전방위 로비를 했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국정원의 내부 관계자도 “김 차장이MCI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김씨를 (회장에)앉혔는데 일 처리과정에서 의가 틀어졌다”고 말했다.

또 다른 국정원 관계자는 “김 차장이 정 과장을 중심으로 믿을 만한 부하 직원을 곳곳에 포진시켜 국정원 내에 ‘하나회’같은 사조직을 운영하며 진씨 사건에 개입해왔다”며 “내부에서 알 만한 사람은다 아는 일”이라고 털어놓았다.

김씨가 올해 1월 집행유예로 풀려난뒤 김 차장을 수시로 만난 것도 김씨가 진씨 회사에 재직할 당시 이뤄졌던 ‘뒷거래’를 마무리하기 위한 차원이라는 분석을 뒷받침한다.

그러나 국정원내특정 세력의 움직임을 소상히 파악하고 있는 김씨가 김 차장에게 ‘뜻하지 않는 요구’를 해 김 차장쪽에서 극단적 방법을 동원했을 가능성도 있다 .

또 ‘뒷탈’을 없애기 위한 입막음 차원에서 우발적으로 빚어진 사건일 가능성도 전혀 배제할 수는 없다.

최기수기자

mounta@hk.co.kr

고주희기자

orwell@hk.co.kr

■김은성-김재환 관계

김은성 국정원 2차장과 김재환 MCI코리아 전 회장은 막역한 사이에서 불과 몇 개월 만에 견원지간(犬猿之間)으로 돌변했다.

1973년 4월 국정원 전신인 중앙정보부에서 주사로 국정원 생활을 시작, 국내정보 업무를 다뤄오다 89년8월 의원면직한 김씨는 김 차장과는국정원 말단 때부터 동고동락해왔다.

특히 김씨는 김 차장의 형이 사업에 실패하면서 보증을 섰던 김 차장이 경제적 어려움에 처했을 때 큰 도움을 주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가 몹시 억울해하며 국정원 전직 간부들에게 진정서를 써 하소연했던 것도 이 때문.

지난해 7월 진승현씨의 회사인 MCI코리아 회장을 맡게 된 것도 김 차장의 소개로 이뤄졌다.

국정원관계자는 “김씨는 김 차장의 ‘대리인’으로서 진씨의 불법대출 및 주가조작 등에 직ㆍ간접적으로 관여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올 1월 진씨사건으로 구속기소됐다 집행유예로 풀려난 뒤 김씨는 김 차장과 여러 차례 만나 진씨 사건의 뒷처리 등을 상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도 “지난달초 서울 모호텔에서 김 차장을 만나는 등 해결할 일이 있어서 여러 차례 만났다”고 말해 김 차장과 모종의 ‘거래’가 있었음을 암시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뭔가 알 수 없는 이유로 두 사람이 충돌, 폭행 사건이 발생했다는 것이 국정원관계자들의 분석이다.

김기철기자

kimin@hk.co.kr

고찬유기자

jutdae@hk.co.kr

■진승현 로비의혹 재수사 할까

김은성 국정원 2차장의 김재환 전 MCI코리아 회장 폭행사실이 드러나면서 무성한 정ㆍ관계 로비의혹을 남긴 채 종결됐던 ‘진승현 게이트’의 불씨가 되살아날 전망이다.

이 사건은 지난해 4월 MCI코리아 부회장 진씨가 한스종금(당시 아세아종금)을 단돈 10달러에 인수하면서불거졌다.

검찰은 같은 해 9월 내사과정에서 진씨가 유령회사인 스위스프리밧방크컨소시엄(SPBC)을 내세워 사기극을 벌이고 금융기관으로부터 수천억원을 불법대출한 혐의를 포착했다.

검찰은 진씨가 3개월간의 도피행각 끝에 지난해 12월2일 자진출두하자 20일간의 수사를 통해 한스종금과 열린금고 등으로부터 2,300억여원의 불법ㆍ부당대출과 한스종금 인수과정에서 허위공시, 리젠트증권 주가조작 사실 등을 적발하고 진씨와 김씨 등20여명을 구속기소했다.

당시 검찰은 진씨 사건을 ‘선진 금융기법을 빙자한 젊은 사업가의 금융비리’로 규정했다.

그러나 검찰은 전ㆍ현직 국정원 간부의 검찰수사 개입 의혹과 야당의원에 대한 80억원 제공설, 진씨아버지의 여권실세 접촉설, 4ㆍ13 총선자금 제공설 등 진씨측의 정ㆍ관계 로비의혹에 대해서는 “물증이 없다”는 이유로 손을 대지 않았다.

진씨도“정치권에 로비한 적이 없다”고 강력히 부인했다.

당시 김 차장은 진씨의 처리 수위를 검찰 고위간부에게 물어본 사실이 드러나 구명로비를 벌인 것이 아니냐는의혹을 받자 “ 김씨가 사윗감으로 진씨를 소개해 검찰에 처리방향을 물었더니 ‘구속사안’이라는 답을 들었을 뿐”이라며 “진씨의 얼굴도 모른다”고해명한 바 있다.

손석민기자

hermes@hk.co.kr

고주희기자

orwel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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