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태계 파괴 위기에 처해있는 강원 정선군 동강 상류에 강원도와 민간업체 주도로 국내 최대 규모의 ‘스키ㆍ골프 리조트’ 건설이 은밀히 추진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이 리조트가 들어설 경우각종 오ㆍ폐수가 동강 본류로 흘러들어 ‘생태계의 보고’로 알려졌던 동강은 회생불능상태에 빠질 것으로 우려된다.
12일 본보 취재 결과,강원도는 2010년 동계올림픽 활강 슬로프경기 유치 명목으로 정선군 북평면 숙암리 가리왕산 중봉 일대에 국내 최장의 활강스키장과 골프장, 콘도미니엄,호텔 등을 갖춘 수백만평 규모의 ‘중봉리조트’(가칭)를 민자유치를 통해 내년 상반기 중 착공할 계획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 리조트는 동강 지류인 오대천 바로 옆에 위치해있고, 동강 본류까지도 5㎞ 거리에 불과하다.
강원도는 리조트 진입로인33번 지방도와 동강을 가로지르는 42번 국도를 4차선으로 확ㆍ포장하는 계획도 세워놓고 있어 공사에 따른 환경훼손과 수질오염 등도 극심할 전망이다.
이 리조트는 1,350억원을투입, 2008년 완공될 예정이며, 콘도와 호텔에는 객실 1,200개가 들어서는 것으로 계획돼 있다. 이는 국내 최대규모인 용평리조트의 객실 수(1,089개)보다도 많은 것이다.
강원도는 이를 위해 지난2월 신설법인 S사와 사업계약을 맺었으며, 사업비는 이 업체가 전액 부담키로 했다.
도는 또 이 업체가 부도나면지방비로 대신 짓겠다는 도지사 명의의 건설보증서까지 작성, 최근 대한올림픽위원회(KOC)에 제출했다.
강원도 동계올림픽 유치위원회 한만수(韓萬琇) 기획팀장은 “국내후보지가 전북으로 결정되더라도 리조트는 예정대로 건설된다”고 밝혔다.
그러나 환경당국은 리조트 건립계획과 진전상황 조차 전혀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 비난을 사고 있다.
환경부 관계자는 “강원도가 동계올림픽 유치를 위해 리조트를 건설한다는 얘기는 들었지만 그 위치가 동강 상류라는 사실은 확인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 사실이 알려지자 환경단체들은 잇따라 긴급회의를 열고 건립 저지투쟁과 강원도지사 낙선운동을 벌이기로 의견을 모으는 등 파문이 확대되고 있다.
환경운동연합 관계자는 “이리조트가 들어서면 생활하수와 인파로 동강은 하수구가 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강 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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