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점없이 어떻게 영업을 하냐구요? 천만에 말씀, 지점없는 증권사가 불황에 훨씬 강합니다.”영업개시 1년여만에 주식 약정액 기준 업계 9위에 오른 키움닷컴증권 김봉수(金鳳洙ㆍ48) 사장은 단기간에영업을 정상 궤도에 올려 놓은 성공비결을 이렇게 설명했다.
온라인 증권사로서 지점이 없기 때문에 불황이 와도 고정비 부담이 적어 적자가 날 이유가없다는 것이다. “증권업은 10년 중 7~8년, 1년으로 치면 평균 8~9개월이 불황입니다. 때문에 불황에 강한 증권사 설립을 구상하다가 온라인증권사를 생각하게 된 겁니다.”
키움닷컴증권은 지난해 5월 영업 개시 이후 약정액 점유율이 1% 수준에서 지난 달 3.85%로 급신장,온라인과 오프라인을 통틀어 업계 9위에 올랐다. 세종 한화 동양 교보 등 쟁쟁한 기존 증권사들이 한 수 아래로 밀린 것. 증권업계에선 수수료를0.025%까지 대폭 낮춘 점과 홈트레이딩 비중이 높은 국내 투자자들의 특성이 작용한 결과라고 평가하고 있다.
김 사장은 그러나 “창업 초기부터 시스템 안정과 고객 불편 해소에 중점을 둔 영업전략이 먹혀 든 결과”라며“설립 당시 예상했던 것보다 목표를 2년 이상 앞당겨 달성했고, 지난 8월부터는 온라인 주식약정 부문만으로도 이익을 내고 있다”고 말했다.
30여개 증권사가 비슷비슷한 영업행태를 유지하고 있는 현실에서 키움닷컴의 사례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내년부터는 증권업계에 커다란 지각변동이 있을 겁니다. 대형화의 추세 속에 합종연횡이 불가피하다는 것이죠. 중소형사가 이 와중에서 살아남을 수있느냐가 문젭니다. 결국 살아남으려면 업무와 고객, 마케팅에서 전문화ㆍ차별화하는 수 밖에 없어요.”
키움닷컴의 직원 수는 160명. 이중 50명은 고객의 불만을 듣고 해결해 주는 콜센터 직원이고, 나머지110명이 본사에 근무한다. 김 사장은 “직원들은 철저히 성과에 따라 보상을 받는다”며 “사장보다 연봉이 많은 직원이 20여명이나 된다”고 소개했다.지점이 없는 대신 계좌개설 등의 업무는 제휴 은행의 2,000여 지점망을 이용한다.
20여년간 증권사에 몸담아 온 김 사장은 향후 증시에 대해 “주가는 9월을 바닥으로 상승국면으로 돌아섰다”며“내년 초까지 불안감 속에서도 꾸준히 올라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상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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