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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35'여성공간 "솔직하고 알차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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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35'여성공간 "솔직하고 알차게"

입력
2001.11.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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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명의 기자가 말하는 새모습 '여성섹션' 이렇게 꾸며집니다한국일보 ‘하이터치’ 섹션의 여성면이 13일부터 선 보였다. 종전의 ‘포커스’ 면을 대신해 매주 화요일자에 나갈 여성면을 담당하는 문화과학부 여성팀 5명이 한 자리에 모였다.

일과 가정에서 프로라고 자부하는 여섯살 딸을 둔 박은주(35) 팀장, 2년 여 전 결혼한 김지영(33) 기자, 그리고 미혼의 문향란(28) 양은경(26) 이진희(25) 기자.

이들은 취재기자이면서도 동시에 이 시대 직장 여성이 갖는 비슷한 생각과 고민이 있으며, 가정을 잘 이끌려는 아내이자 엄마이기도 하다.

이들이 새 지면에 담으려는 이야기는 바로 여성들의 관심사다.

▲박은주=요즘 ‘2535’라고 해서 25~35세 여성층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습니다. 기업체들이 IMF 구제금융 후 새로운 소비층으로 개발한 세대가 아닐까 싶은데요. 어쨌든 사회활동을 하는 주부들이 늘어나고, 소비는 삶의 트렌드를 보여줄 수 있다는 점에서 새 지면은 이러한 사회 흐름을 정확히 잡아 내야겠죠.

▲양은경=그러나 기업 마케팅 차원에서 나온 개념을 위해, 그것도 여기자들이 중심이 돼 꾸민다는 것은 불합리한 것 아닌가요? 어쩌면 신문사 내부에서도 ‘여성문제는 여성이 다뤄야 한다’는 성 고정관념이 있는 것 같아요.

▲박은주=왜 ‘소비’를 아무 생각 없는 아이들이나 하는 것으로 생각하죠? 소비는 결국 자기 취향을 구체화하는 과정이 아닌가요? ‘21세기에 이데올로기는 존재하지 않는다. 취향만 있을뿐이다’라는 말도 있잖아요? 새 지면은 다양한 사람들의 더욱 다양한 취향을 소개하는 지면입니다. 그리고 성 고정관념에 대해 이야기했는데, 기자생활 13년 차 이 시점에서 느낀 것은 그러한 성 고정관념이 성공한 여성일수록 심하다는 점입니다. 못난 여성들이 여성운동을 한다는 식의 편견이죠.

▲김지영=여기자에 대한 사회적 편견은 더욱 심한 것 같아요. 아무데서나 담배를 피우고, 터프하고…. 실제는 그렇지 않은데도 말이죠. 심지어는 변호사 등 주요 취재원과 성적으로도 밀접한 관계를 맺는 것처럼 TV드라마 등에서 호도하고 있는 현실입니다. 어쨌든 우리부터 독자의 입장에서 여성을제대로 보고 신문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입니다. 내가 가장 관심이 가는 분야를 직접 취재해 이를 반영하면 되지 않을까요?

▲양은경=예를 들어 단 것을 먹으면서도 다이어트를 할 수 있는 법, 이런 것도 되겠죠?

▲박은주=여성의 미모나 다이어트 등에 관한 정보도 충분히 전하되, 이런 굴레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해야 좋은 지면이라고 생각합니다. 새 지면은 어떻게 만들까요?

▲이진희=1면은 직장 여성이나 주부들이 관심을 가질 만한 것들, 화제의 인물, 생활과 가정의 변화, 남녀관계, 여성트렌드 등을 포착해기획하기로 했죠. ‘이 여자가 사는 법’ 같은 것도 되겠죠.다양한 여성의 삶을 ‘아침 드라마+다큐멘터리’ 식으로 보여주자는 것이죠.

▲문향란=2면은 주로 육아, 패션, 뷰티, 인테리어, 쇼핑 등으로 꾸며집니다. 일반적인 정보보다는 기자가 직접 체험한 정보 위주로 기사화한다는 게 큰 특징입니다. 발관리 업소에서부터 마사지 업소까지 발로 뛸 생각입니다. 결국 생활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정보를 많이 싣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양은경=3면은 전략 지면으로 하기로 했죠. 다른 신문에서 찾아 보기 어려운 것들, 즉 여성의 내면과 고민을 좀더 진지하게 들여다보고 내보이는 지면이 될 것입니다. 여성들이 아주 편안한 분위기에서 만나 관심사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이야기를 나눠 보는 ‘수다난타’ 코너가 있어요. 그렇다고 남성의 관음증을 만족시키는 지면은 절대 안 될 것입니다. 오히려 남성이 의식하지 못하는 꼴불견들도 꼬집어서 얘기할 작정입니다.

▲김지영= ‘수다난타’에서는 교과서적인 이야기보다 솔직한 이야기를 많이 보여주기로 해요. 속내를 드러내고 속시원히 이야기하도록 하죠. 그리고 남녀의 여러 관계와 남성 위주의 사회에 대해 진솔하게 살펴 보죠. 이사회에는 술 마시면 바지 올리고, 지하철에서 다리 벌리는 꼴불견인 남자가 정말 많아요.

▲박은주=육아 분야를 취재하는 동안 남의 아기 건강법을 챙기는 내 모습을 보면서 ‘나는 과연 내 아이에게는 얼마나 최선을 다했나’ 하는 고민이 생겼어요. 각자 새 지면을 준비하면서 나름대로 느낀 점이 있을 것 같은데요.

▲이진희=싱글을 추구하는 여성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어요. 이들도 관심을 가질 만한 집 꾸미기, 사람 냄새가 물씬 풍기는 인테리어 기사, 이런 것을 발굴할 생각입니다.

▲김지영=저는 패션을 맡았는데, 패션도 결국 정신과 몸의 한 표현에 불과한 것 아닌가요? 몸에 관한 기사를 많이 쓰고 싶어요. 결혼은 했지만 아직 아이가 없으니까 처녀와 애 엄마의 중간에 처한 사람이 느끼는 그런 고민을 지면에 반영하겠습니다.

▲문향란=취재원은 도처에 널려 있다고 생각해요. 사람을 많이 만나야겠어요. 제 나이 또래의 친구들이나 친척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서 정말 살아있는 생생한 것들을 많이 다룰까 해요.

▲김지영=결국 우리가 독자요, 취재원이라는 입장에서 열심히 취재해서 기사를 쓰는 수밖에 없겠죠?

▲일동=정답입니다. 최고의 지면을 만들어봅시다. 파이팅!

/정리=김관명기자 kimkwm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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