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년 이후 은퇴했던 세계적 거장 스웨덴의 잉마르 베르히만(83)감독이 다시 메가폰을 잡는다.8일 스웨덴 TV의 한 대담프로에 출연한 베르히만은 “나는 임신했다”며 지난 3개월간 노르웨이 작가 입센의 ‘유령들’을 스웨덴어로 번역하면서 새 영화의 아이디어를 얻었다고 말했다.
그는 “전혀 기대하지 않았는데 마치 성서의 아브라함과 사라가 아이를 가진 것을 알았을 때처럼 놀라웠다”며 “이런 욕망이 다시내게 돌아오는 것을 느끼는 것은 정말 즐거운 일이었다”며 영감이 떠오른 순간을 회고했다.
1957년 죽음이라는 형이상학적인 주제를 형상화했던 영화 ‘일곱번째봉인’으로 유명해진 베르히만은 82년 ‘화니와 알렉산더’ 이후 메가폰을 잡지 않았다. 베르히만은 작년 스웨덴 신문 익스프레센과의 인터뷰에서도 “영화는도살이나 매춘과 같다”며 영화산업을 떠나겠다고 말했었다.
그가 새로 만들 작품은 TV영화인 ‘안나’로내년 9월부터 방영될 예정이다. 등장인물은 그가 30년전 TV시리즈로 만들었고 73년에 영화화했던 ‘결혼의몇 가지 모습’과 유사하다.
특히 당시 출연했던 배우 리브 울만과 엘란드 조셉도 출연키로 했다.노르웨이 출신의 리브 울만은 배우이자 감독으로 그의 딸을 낳기도 한 옛 애인이다.
어린 시절 인형극 놀이를 본 후 "내가 조종할 수 있는 현실을 창조하고 싶은 욕망"으로 60년 동안 작업을 해왔다는 베르히만은 그러나 이번에도 '화이와 알렉산더'때처럼 이것이 그의 마지막작품이 될 것이라고 했다.
/박은형기자 voic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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