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대 관심의제 합의시 영향 세계무역기구(WTO) 각료회의가 의제별 찬반그룹간 치열한 ‘샅바싸움’으로한 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상황이지만 곧 해법이 도출될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이는 시애틀 각료회의 당시에비해 상당히 구체화한 ‘각료선언문 초안’이 있는 데다, 미국,유럽연합(EU), 일본 등 주요국의 출범의지가 강하다는 분석에 근거한다.
한국의 이해와 밀접한 의제는 농업과 반덤핑, 서비스 등 3개 분야가 꼽힌다.
■ 농업
이번 뉴라운드 협상 중에서우리나라에 가장 민감하고 부담스런 쟁점은 농수산업 분야.
농산물 수출국가모임인 케언즈그룹은 농산물의 자유로운 진출입을 가로막는 관세를 대폭 인하해각국의 농산물 시장 장벽을 ‘실질적’으로 낮춰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일본의 입장선회로 이번 각료선언문에 이들의 요구가 반영될 경우 현재 평균 62%에 이르는 국내 관세율을 크게 낮출 수 밖에 없는 입장이다.
값싼 외국 농산물이 낮아진 문턱을 넘어 밀려들 경우 국내 농가에 일대 타격이 불가피하다.
이와 함께 농가에 지원하는정부 보조금에 대해서도 ‘실질적 감축’과 단계적 개혁을 뜻하는 우리측의 ‘점진적감축’이 팽팽하고 맞서고 있다.
그러나 구체적인 감축 비율과 절차가 결정되기 까지는 앞으로 3~4년(협상시한)에 이르는 긴 실무협상 과정이 남아있다.
수산업계의 보조금 폐지문제도 쟁점으로 떠올랐다. WTO 일반이사회가 각료선언문 2차 초안에서 수산보조금 감축문제를 독립의제로 채택하면서 한국 대표단에 또 하나의 짐을 떠안겼다.
미국과 호주 등 수산물 동맹그룹은 그동안 수산보조금이수산 자원의 남획을 야기시키고 있다며 수산보조금 폐지를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우리측은 수산 보조금이 국내 어민 생계와 직결돼 있는 만큼 절대로 감축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 반덤핑
반덤핑 규정 개정은 그간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이 자국 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반덤핑 조치를 남용, 수출국들이 상당한 피해를 입어 온 데 따른 것으로 우리나라를 비롯, 일본 칠레 등이 개정을 강경하게 주장해왔다.
최근 이같은 추세는 인도 남아공 등 개도국으로 확산되는 추세다. 반덤핑 의제가 미국의 극적 양보로 타결될 경우 향후 3년간 후속 협상을 통해 반덤핑조치의 신청 자격이나 조건, 덤핑마진 산정 기준 등에 대한 힘겨루기가 진행된다.
개정이 현실화할 경우 반덤핑조치 남용사례는 대폭 줄어들 전망이다. 정부는후속 협상에서 현행 WTO 규정 가운데 노조의 반덤핑 제소 자격을 박탈시키고 최소 덤핑마진과 수입량을 대폭 상향조정하는데 주력할 방침이다.
미국은 그간 한국산 컬러TV 등에 대한 재심 절차를 3년 이상 지속, 국내 업계에 막대한 피해를 입혔다.
올해 10월 말 현재 우리나라는 23개국 121건의 수입규제를 당하고 있으며,이 가운데 99건이 반덤핑 규제다.
■ 서비스
농업분야와 함께 기설정 의제로 채택돼 지난 해 2월부터 협상이 진행돼 온 서비스분야는 3월 이미 협상 분야와 방식 등에 대한 회원국의 가이드라인이 채택돼 이번 도하 각료회의에서는 실질적인 협의 대상에서 제외됐다.
하지만 뉴라운드가 출범할 경우 전체 협상과 함께 3년간의 다자ㆍ양자 협상을 벌여 분야별 개방 폭이 정해진다.
우리 정부는 서비스분야의 경우 굳이 문을 닫지 않겠다는 것을 대전제로, 분야별 특수성에 따라 차별적으로 협상에 나선다는입장이다.
다만 미국 등 선진국들은 통신시장과 시청각(영화), 법률, 의료, 교육 등 분야에서의 포괄적인 시장 개방을 요구하고 있어 스크린쿼터(국산영화상영 연간 146일 의무화) 사수를 주장하고 있는 영화업계 등의 거센 반발과 함께 후유증이 예상된다.
통신의 경우 기간통신 사업자의 외국인 지분제한(현행 49%), 국내 변호사에한해 법률사무소와 법무법인 설립을 허용하고 있는 법률 규제 등은 완전 폐지 또는 제한적 허용으로 가닥을 잡을 가능성이 높다.
이 경우 외국 법률사무소가국내에 개설되고 국내 변호사를 고용하거나 동업할 수 있게 된다.
의료분야 역시, 외국인이 국내에서 병원을 설립해 운영 이익금을 자국에 송금할 수도있게 되며 대학 분교 등 학교 설립 및 이익 송금도 전면 허용되거나 대폭 완화될 전망이다.
/김병주기자
bjkim@hk.co.kr
/최윤필기자
walde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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