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시미어(Cashmere)가 생각나는 계절이다.캐시미어는 가볍고 따뜻하다. 두꺼운 모직 옷을 껴입은 것 못지 않다. 옷 무게에 짓눌려 거동이 불편할 일도 전혀 없다. 그리고 보드랍다.
맨 살에 닿으면 기분 좋은 촉감을느낄 수 있다. 게다가 은은한 광택에 몸매를 드러내는 부드러운 실루엣으로 편안함과 섹시한 분위기를 낼 수 있다.
캐시미어는 비싸다. 100% 캐시미어 롱 코트는 최하 150만 원 선.
양모에 캐시미어가 10~15%만 들어가도 40만 원 이상이다. 희소성 때문이다.
인도 북부 카슈미르 지방을 비롯해 티베트, 몽고, 이란, 이라크, 중국남서부 등에 사는 산양의 털 중에서도 표면 안쪽의 곱고 부드러운 솜털을 손으로 빗어 떨어지는 것만을 사용한다.
때문에 유럽에서는 프리미엄 스카치위스키와 스위스 수제 시계, 클래식 자동차 등과 같이 부와 성공의 상징으로도 여겨진다.
우리나라에서는 1999년을 전후해 붐이 일기 시작해 불과 몇 년 사이에 밍크와 더불어 겨울 패션 최상의 품목으로 자리를 잡았다.
현재 구찌, 에르메스, 샤넬, 버버리 등 명품 브랜드는 물론 제일모직, 코오롱, LG 패션 등에서도 캐시미어사를 수입, 제품을 만들고 있고 TSE(미국), 말로(이탈리아) 등 캐시미어 전문 브랜드도 들어와 있다.
7일에는 20개 회사가 모인 스코틀랜드 캐시미어 클럽이 ‘캐시미어 메이드 인 스코틀랜드’라는 이름으로 국내에서 런칭 패션 쇼를 열었다.
초기에는 차분한 색상의 스웨터와 카디간 위주였으나 점차 다양해지는 경향이다.
7일 쇼에서도 운동복을 연상시키는 헐렁한 브라운 7부 바지, 반짝이 하트로 가슴을 장식한 민소매 셔츠, 화려한 핑크색 홀터 네크 파티 드레스, 화려한 꽃무늬가 들어간 랩 스커트, 알록달록한 토시, 장갑, 그린 색 가방 등을 볼 수 있었다.
캐시미어는 오래 입을 수 있다. 유행도 많이 타지 않고 오래도록 품질을 유지하기 때문. 한 번 사두면 그만큼 값을 하는 셈이다.
15년 전에 산 캐시미어 스웨터를 아직도 애용하고 있다는 스코틀랜드 국제개발청 장헌상 대표는 “산지 3~5년이 지나고 나서 색이 더 깊어지고 예뻐졌다. 요즘도 새 옷이냐는 소리를 듣는다”고 말했다.
품질이 좋은 것일수록 오래 간다. ‘맨스타’ 디자인실 이승형 실장은 “부드럽고 윤기가 흐르며, 털 방향이 가지런한 것이 좋은 캐시미어”라고 일러준다.
옷걸이에 걸어서 보관하고 물에 젖었을 때 수건으로 물기를 닦은 후 가볍게 빗질해주면 더 오래입을 수 있다.
김지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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