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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리포트 / 현대멀티캡 최병진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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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리포트 / 현대멀티캡 최병진 사장

입력
2001.11.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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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PC업계의 침체가 끝 모르게 이어지고 있다. PC산업 회생의 구원투수로 여겨졌던 마이크로소프트(MS)사의 차세대 운영체제(OS)인 윈도XP 출시 이후에도 업계는 좀처럼 기운차릴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PC업계가 사상 유례없는 불황을 겪는다지만 PC 없는 세상은 상상할 수 없지요. 정보화 사회에서 PC산업은 경기에 상관없이 투자와 수요가 발생하는 기간산업입니다.” 현대멀티캡 최병진(崔丙鎭ㆍ50ㆍ사진) 사장이 강조하는 ‘뜻 밖의’ 시장 분석은 희망적이고도 명료했다.

이전과 같은 폭발적인 PC 수요는 없겠지만 천지개벽이 없는 한 꾸준히 PC 판매가 이어지리라는 것은 불문가지(不問可知)의 상식이니 최 사장의 진단은 틀리지 않다. 그래서 업계에서는 “관건은최고경영자(CEO)의 경영능력”이라는 이야기가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이제 PC에만 매달리던 시대는 지났습니다. 데스크톱 PC의 비중을 낮추는 대신 노트북 PC에 투자를 늘리고 오토 PC(자동차에 설치하는 PC)와 같은 현대멀티캡의 특화 가능 분야에서 승부를 걸 참입니다.” 제대로 불황의 덫에 걸린 올해를 기업 혁신의 계기로 삼겠다는 것이 최 사장의 계산이다.

현대멀티캡은 우선 전체 매출액의 15%대를 유지하고 있는 노트북 PC의 비중을 12월과 내년 2월 각각 100만원 미만대 및 업계 최초의 펜티엄4 장착 노트북 PC 출시 등을 통해 2002년에는 20%까지 끌어 올릴 계획이다.

최 사장은 “경쟁사들은 프로 스포츠 구단 등에 투입되는 막대한간접 비용 때문에 현대멀티캡과 같은 기술 기반의 가격경쟁력을 갖출 수 없다”며 “내년에는 저렴한 고급 사양의 노트북PC로 시장점유율을 배가시키겠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태동단계인 오토PC업계에서 1인자 자리를 획득하기 위해 지난 5월 ‘모바인텍’이라는 새 회사를 설립했고 다국적 스토리지 전문기업인 EMC와 썬마이크로시스템즈의 한국 총판권을 확보, 내년부터는 본격적인 수익구조 개선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최 사장은 삼성, 삼보와 같은메이저 PC제조업체에 비해 떨어지는 브랜드 이미지를 제고하기 위해 고객 곁으로 바짝 다가서는 전략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11월 중순에는 컴퓨터주변기기를 용산전자상가보다 싼 가격으로 판매하는 인터넷 쇼핑몰(www.use4pc.com)을 개설하고 20일에는 홈페이지(www.multicav.co.kr)에누구나 사이버딜러로 등록해 현대멀티캡 PC를 판매하면 대당 6만~8만원을 받을 수 있는 ‘사이버딜러 제도’를 실시한다.

현대전자에 재직할 때부터 줄곧컴퓨터 관련 분야에만 매달려 온 IT(정보기술) 전문가 최 사장의 근거있는 자신감은 차츰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1998년 4월 현대전자에서 독립,현대멀티캡호(號)를 출범시킨 뒤 99년 1,430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한 데 이어 지난해에는 2,800억원까지 끌어올려 현대전자 시절 최고 기록인1,400억원을 가볍게 돌파했다. 직원수 200명을 감안하면 1인당 14억원에 달하는 매출액인 셈이다.

최 사장은 “늘어나는 매출에 편승해 회사 규모를 키울 생각은 없다”며 “직원 복지와 기술 개발에 집중투자해 ‘강소(强小) PC메이커’를 지향하겠다”고 말했다.

김태훈기자

oneway@hk.co.kr

●약력

1951년 서울 출생

1970년 경북고 졸업

1974년 서울대 경영학과 졸업

1977년 (주)현대건설 입사

1986년 (주)현대전자산업 반도체 영업본부 차장

1987년 미주 현지법인 재무담당이사(CFO)

1997년 (주)현대전자산업 멀티미디어부문 경영지원팀 이사

1998년 (주)현대멀티캡 대표이사

2001년 인터넷PC협의회 회장

■오토PC 전문 모바인텍 설립

현대멀티캡은 차세대 주력사업군으로 오토PC를 채택하고 지난 5월 대우통신의 오토PC개발팀을 인수, ‘㈜모바인텍’이란 새회사를 설립했다.

오토PC는 자동차 실내에 설치돼 음성으로 이메일을 주고받고 지리정보 및 실시간 교통정보를제공해주는 무선 인터넷 서비스. 지난해 말 현재 국내 자동차 대수가 1,200여만대로 이 가운데 1%만 오토PC를 장착할 경우 대략 1,000억원대의 내수시장이 형성될 전망이고 세계적인 자동차 업계들이 오토PC에 문호를 열기 시작하면 PC에 버금가는 황금시장이 생길 것이라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모바인텍은 국내 오토PC업계의 선구자격인 대우통신의 연구인력을 그대로 흡수했기 때문에기술력 경쟁에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모바인텍의 연구개발 능력과 현대멀티캡의 PC 양산체제가 융합한 현대멀티캡의 오토PC 정책이 주목받는 이유도바로 여기에 있다.

모바인텍은 이미 미국 제너럴 모터스(GM)사의 자회사인 델파이사에 2가지 모델을 시범수출키로했다. 또 델파이사가 2003년에 내놓을 계획인 오토PC 35만대 중 절반 이상의 물량을 모바인텍에 맡길 것으로 알려져 현대멀티캡의 오토PC 사업은 국내의 동종기업들을 멀찌감치 따돌리는 분위기다.

최병진 사장은 “2002 월드컵에 맞춰 내년 5월께 2개의 신모델을 출시해 해외 관광객들에게 토종 오토PC의 진면목을 보여주겠다”며 “2005년 전세계 시장의 2%인 100만대를 수출하는 것이 목표”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김태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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