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일본이 공동 개최하는 월드컵대회가 불과 200일밖에 남지 않았고, 서울 상암구장의 개장으로분위기 또한 무르익어가고 있다. 우리가 이 대회만은 정말 잘 치러야 할 이유는 많다.올림픽과 마찬가지로 월드컵 개최는 국민적 긍지를 느끼게 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또한 한일 공동개최는 필연적으로 지구촌 사람들에게 한국과 일본을 비교하게 할 것이다.
국력의 차이는 어쩔 수 없겠지만, 따듯한 한국적 정서로 손님을 맞는 정성이 있다면 얼마든지 이런 약점을 보완할 수 있다.
경제적 측면에서도 지난 9월11일 미국테러사태이후 악화일로에 있는 관광사업을 소생시킬 수 있는 견인차가 될 것이다.
이렇게 중요한 대회가 임박한 참에, 지난 9일 호남지역 40개 관광호텔 대표가 모여 결의했다는 내용은 어이가 없다.
이들의 주장은 "관광오락업과 관광휴양목욕업의 영업을 허가하지 않으면 월드컵 선수단 및 국제축구연맹관계자들의 객실예약을 취소하고 외국인 관광객들의 투숙을 거부하겠다"는 것이라고 한다.
이들이 허가를 주장하는 오락업과 휴양목욕업이라는 것이 무엇인가. 바로 카지노와 증기탕업이다. 이두 가지는 폭력과 매춘이라는 심각한 사회문제 때문에 현재 당국으로부터 영업이 불허되고 있는 것은 그들 업주 스스로가 잘 아는 사실일 것이다.
일의 자초지종이 이런데도 호텔 업자들이 이들 영업을 허가해주지 않으면 월드컵 숙박에 협조하지 않겠다는 것은 터무니없는 억지다.
월드컵을 볼모로 한 악성 영업로비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더구나 이들 호텔 업자들은 그들의 목적이 관철되지 않으면 선수단과 국제축구연맹관계자들의 호텔예약을 취소하겠다는 으름장까지 놓았다고 한다.
우리는 호텔 업자들의 상식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관광호텔이라는 법적지위를 가진 숙박업소가 자신들의 사익을 챙기기 위해 과연 월드컵 같은 중요한 행사를 볼모로 잡을 수 있는 것인지 상식적으로는 도저히 납득이 안 된다.
더구나 외국 손님과의 객실예약을 취소 운운하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다.
물론 남모르는 업계의 어려움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국가적 중대사를 앞두고 이를 볼모로 하는 어떤 시도도 용납해서는 안 될 것이다.
정부는 문제의 본질을 빨리 파악해서 월드컵 숙박에 차질이 생기지 않도록 해야 한다. 또한 호텔업계의 건전한 영업개선 방법도 강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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