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논술.면접 고액과외 '들썩'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논술.면접 고액과외 '들썩'

입력
2001.11.12 00:00
0 0

“그동안 들인 돈을 생각하면 분통이 터지지만, 아이 앞길을 위해서라면 어쩔 수 없잖아요. 소수정예논술학원은 벌써 마감이라고 해 다른 학부모 3명과 같이 300~400만원짜리 고액과외라도 하기로 했어요.”(서울 강남의 학부모 S씨)수능 점수 대폭락으로 수험생과 학부모들이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논술 및 심층면접ㆍ구술 과외에 몰려들고 있다.

상위권은 물론, 득점자층이 두꺼워진 중위권 이하 학생들까지 소수점 이하 점수 차이로 당락이 좌우될 가능성이 커져 논술 등이 주요변수가됐기 때문이다. 아직 2학기 수시모집 접수를 남겨 두고 있는 100여개 대학을 목표로 중하위권 수험생이 대거 준비에 들어간 것도 원인이다.

■ 심층면접ㆍ논술 학원 북새통

수능시험이 끝난 8일부터 서울 강남 일대 심층면접ㆍ논술 전문학원에는 하루에도 100통 이상 문의전화가 폭주하고 있다. 강남의 논술 전문학원인 A학원 강사 오모(30)씨는 “수능 점수가 크게 떨어진 탓인지 개설한 강좌는 이미 마감이 됐지만 신청자가 계속 늘어 반을 증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샘ㆍ정일ㆍ정진학원 등 대형 학원에도 논술 및 면접 관련 문의가 폭증해 상담실 인원을 부랴부랴 충원하고 있다. 각 학원에서 잇달아 열고 있는 논술ㆍ면접 입시설명회에도 불안을 호소하는 학부모들로 발디딜 틈이 없을 정도다.

서울 영동고 3학년 S(18)군은 “수능 점수가 폭락하면서 모두들 개인과외다 학원이다 알아보느라 비상이 걸렸다”면서 “대학별로 전형방식과 출제성향이 달라 학교에서도 개인교습을 받도록 은근히 권장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 가격도 천정부지

서울 은평구 모 학원 스타 국어강사 출신 P씨는 “지난해 수능이 끝난 후에는 150만원에서 출발했는데,올해는 아무리 적게 잡아도 200만원이 최저선”이라고 말했다.

J학원 한 국어강사는 “유명 입시 학원 국어강사에게는 요즘 학부모들이 거의 울면서 개인과외를 부탁해 오고 있다”면서 “개인과외나 다른 학원 강의가 금지돼 있는 탓에 위험수당까지 감안하면 ‘부르는 게 값’”이라고 말했다.

과외수요가 크게 늘다 보니 대학생들까지 50~100만원선의 고액과외에 가담하고 있다. 연세대 법학과M씨는 “동네에서 논술과외를 잘 한다는 소문이 났는지 많게는 100만원까지 주겠다며 논술을 지도해 달라고 하더라”고 말했다.

지방에서도 가격을 불문하고 서울에서 강사를 모셔가고 있다. 대구의 학부모 S씨는 “4,5명으로 그룹을만들어 주말에 서울에서 강사를 초빙해 논술 면접 준비를 시킬 계획”이라면서 “비행기표에 호텔방도 잡아주고 한 주에 한 사람당 100만원씩은 챙겨주기로 했다”고 말했다.

불법 고액과외가 판을 치고 있지만 당국은 속수무책이다. 한 경찰 관계자는 “윗선의 단속지시도, 자체수사계획도 아직 없어 제보가 있으면 모를까 굳이 나서서 수사할 생각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김용식기자

jawohl@hk.co.kr

최지향기자

misty@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