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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D-200 / 대표팀 돕는 사람들 "우리는 12번째 대표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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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D-200 / 대표팀 돕는 사람들 "우리는 12번째 대표선수"

입력
2001.11.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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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대표팀 주위에는 ‘음지에서 일하고양지를 지향’하는 사람들이 많다. 이들은 한국대표팀의 월드컵 16강 진입을 위해 희생을 아끼지 않는 대표팀의‘수호천사’들이다.13년째 대표팀 버스를 운전하고 있는 이윤우(56)씨는 ‘걸어다니는지도’다. 어떻게 하면 대표팀을 좀더 빠르고 편안하게 이동시킬 수 있는 지 그의 머리 속엔 전국의모든 길이 입력되어 있다. 물론 버스에서 선수들이 푹 쉴수 있도록 안전을 첫째로 생각하기 때문에 한번도 사고를 낸 적이 없다. 현 대표팀 최고참황선홍, 홍명보가 주전자를 나르던 시절부터 버스를 몰아 ‘총사령관’이라는 별명을 갖고 있는 그는 대표팀 계보를 줄줄이 꿰고 있다. “일단 자기를 모르면 유명선수나 감독이 아니다”며 “요즘선수들은 정신무장만 좀더 하면 훌륭한 선수가 될 것 같다”고 조언한다.

장비담당 윤성원(28)씨는 3D직종에 속한다. 매일 훈련스케줄을 확인하고 남들보다먼저 일어나 유니폼 트레이닝복 양말 등을 챙겨 선수들에 나눠주고 공의 압력은 적당한지, 훈련용 콘과 조끼는 충분한지를 챙기느라 늘 시간에 쫓긴다.처음에는 허둥지둥 대다 시간에 맞추지 못해 감독에게 혼나기도 했지만 이제는 능숙한 업무 처리 능력을 자랑한다.

주무 김대업(29)씨는 그야말로 시간이 모자란다. 지시사항 전달, 선수체크,공문발송,스케줄 비용관리, 교통, 숙박 등 모든 30명이 넘는 대표팀의 살림을 모두 맡아 처리한다. 막중한 임무에 비해 티는 안나지만 한 순간도방심할수 없는 긴장의 연속. 한번 펑크라도 나면 온갖 비난을 뒤집어 쓴다. 지난해 골드컵때 불의의 예선탈락으로 다음날 항공편예약, 체크아웃을 하느라밤을 샜는데, 이런 일은 부지기수. 바쁜 것이 생활화돼 핸드폰 받는 목소리도 항상 서두르는 톤이 역력하다.그렇지만 그는 “선수가아니면서 벤치에 앉을 수 있는 유일한 사람으로 대표팀 역사의 한자리에 있다는 사실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최주영(49) 피지컬 트레이너는 팬들이 TV에서 가장 많이 보는 사람이다. 대표팀경기 도중 누가 쓰러지기라도 하면 구급상자를 들고 부리나케 뛰어가는 바로 그 사람이다 축구를 웬만큼 좋아하는 사람이면 그의 얼굴을 대충 기억한다.그는 훈련이 끝나면 자정까지 거의 시간을 낼 수가 없다. 선수들의 부상부위를 치료하고 테이핑, 아이싱을 하다보며 어느덧 자정이 다 된다. 피지컬트레이너도 여러명이고 마사지사도 따로 있어 많이 편해졌지만 5~6년 전만해도 정말 힘든 일이었다고 말한다.

최근 문을 연 파주국가대표팀 트레이닝센터에는 대표팀의 식사를 책임질 영양사,조리사 3명이 버티고 있다. 지치지 않고 90분 이상을 뛰려면 고단백 영양식이 필수. ‘법이 보약’이라는마음가짐으로 다양한 메뉴와 영양가 있는 식사로 선수들을 살찌우고 있다. 이밖에 히딩크감독 통역을 맡고 있는 전한진씨,언론담당 허진공보관 등도 히딩크감독의 입으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이범구기자

gogum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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