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초식 공룡 마이아사우라를 육식 공룡인 드로마에오사우루스 두 마리가 물어뜯고 있다.대전 유성구 가정동 대덕단지 내 한국지질자원연구원에 8일 개관한 지질박물관에 들어서면 맨 먼저 다가오는 광경이다.
스테고사우루스의 등뼈 모양을 본 따 외관을 꾸민 이 박물관은 국내 최초의 지질 전문 박물관으로 1997년 착공해 43억 원을 들여 완공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유일하게 자연사박물관이 없는 우리의 척박한 풍토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것임은 분명하다.
특히 국내에서 공룡 화석 진품을 완벽한 형태로 상설 전시하는 것은 지질박물관이 처음이다.
입구에 설치한 마이아사우라와 드로마에오사우루스 화석은 75%가 진품으로 구입비만 3억5,000만원이 들었다.
‘착한어머니 공룡’이라는 뜻의 마이아사우라는 특히 공룡이 새끼를 돌봤다는 최초의 증거를 보여준 공룡 종으로 유명하다.
맞은 편에는 영화 ‘쥬라기 공원’으로 익숙한 육식 공룡 티라노사우루스 화석 복제품이 있다.
복제품이지만 1억5,000만원에 이른다. 지질자원연구원 이융람박사는 “공룡 화석도 최초 발견자에게 지적 재산권이 있다”며 “복제본을 다시 복제해파는 행태는 엄연히 위법인데 국내에서 그런 불법 복제가 횡행한적이 있어 국제사회의 비난을 받기도 했다”고 말했다.
외국산 공룡 화석 외에 200여 개의 공룡알이 발견돼 국내 공룡 화석 연구의 메카로 자리잡은 경기 시화호 일대의 공룡알 화석과 경북 의성군 사곡면에서 발견된 1억 년 전의 빗방울 화석 등 국내산 화석 진품도 전시하고 있다.
지질박물관은 화석 외에 일제시대 지질조사소에서부터 채취하기 시작한 1,200여종의 광물과 암석도 갖추고 있다.
화강암, 현무암 등 일반인에게 익숙한 광물에서부터 금강석, 자수정, 호박에 이르는 보석류 광물, 자외선을 쪼였을때 빛을 발하는 형광 광물도 있다.
그러나 전시가 지나치게 평면적이어서 전시품의 가치를 제대로 살리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지상 2층, 지하 1층에 연면적 750평, 외부 정원까지 전시장으로 활용한 것을 고려하면 전시면적은 좁지 않지만 과학 전문박물관 부흥에 한몫 할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포장’ 면에서는 국내 유일의 화석 전문 박물관으로 개인이 운영하는 경보박물관(경북 영덕)만 못하다는 평가도 있다.
지질박물관이 지구과학에 대한 대중의 흥미를 얼마나 자극할 지는 앞으로의 개선에 달려 있다는 얘기다.
연구원 곽영훈 원장은 “지질연구원의 연구성과가 지질박물관에 바로 업데이트 되기 때문에 점점 풍부한 전시품을 보여주게 될 것”이라며 “특히 국내 각 지역의 육지ㆍ해양 지질표본을 보관한 시료관을 완비해 대중은 물론 지질을 연구하는 전문가에게도 큰 자산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관람 무료. 개관 오전 10시~오후 5시, 월요일 휴관. (042)868-3281~5
마이아사우라를 물어 뚫고 있는 왼쪽과 오른쪽의 작은 공룡이 드로마에오사우루스이다.
/이진희기자 riv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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