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저균 테러범은 알 카에다 등 테러조직이 아니라 ‘유나바머’(unabomber)로 불린 극단적 문명혐오론자 테드 카진스키와 같은 개인으로 추정된다고 미국 언론들이 10일 보도했다.미 연방수사국(FBI)은 이날 탄저균 편지의 필체 등 단서들을 정밀 분석한 결과,범인이 미국에 거주하는 20대 이상 남성이며 상당한 과학지식을 갖추고 대인 접촉을 극도로 꺼리는 인물일 것으로 잠정 결론 내렸다고 밝혔다.
범인이편지에 ‘알라’ 등 이슬람 용어를 사용하고 반미, 반 이스라엘 감정을드러내기는 했지만 이는 ‘위장술’로, 9ㆍ11 테러와는 무관한 인물로 보인다고FBI는 밝혔다.
행동심리학자들의 분석에 따르면 범인은 오랜 기간 무엇인가에 깊은 원한을 가져왔고타인과의 갈등을 푸는 데 익숙하지 않은 폐쇄적 성격의 소유자로 추정된다.
범인은 자택 지하실이나 차고에 실험장비를 갖추고 있거나 연구소 종사라면일반 직원과 접촉이 거의 없는 부서에 근무하고 있을 것으로 보인다.
FBI는 또 탄저균 편지의 날짜 표기에 미국에서 흔히 쓰이는 슬러시(/) 대신대시(-)가 사용됐고 고유명사나 각 문장의 첫 단어의 철자를 모두 대문자로 표기한 점 등을 들어 범인이 비(非) 영어권 출신일 것으로 추정했다.
FBI는 그러나 이 같은 추론은 현재 확보된 단서만을 토대로 한 것으로, 오사마빈 라덴과 알 카에다가 연루됐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FBI는 이날 범인의 윤곽을 공개하면서 카진스키가 동생의 신고로 체포됐던 점을언급, 일반인들의 적극적인 제보를 당부했다.
FBI는 이어 테러범이 오랜 기간 악의를 품고 있다 자신에게 해를 끼쳤다고 생각하는개인이나 기관에 피해를 끼치려 한 것같다고 말했으나 탄저균이 전달된 기관과개인이 테러범과 어떤 연관관계가 있는지는 아직 파악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FBI는 탄저균 테러범이 9.11 테러 이전에 탄저균을 확보한 뒤 범행시기를 모색하고 있을 것이라면서 9.11 테러는 탄저균 테러범에게는 범행에 더없이 좋은 기회가 됐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희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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