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동시다발 테러의 배후로 지목된 오사마 빈 라덴은 10일 미국의 아프가니스탄 공격이후 처음으로 파키스탄의 영자 일간지 '새벽'과 가진 단독회견에서 "우리는 억제수단으로 화학무기와 핵무기를 갖고 있으며 미국이 우리에게 이들 무기를 사용하면 우리도 이를 사용해 보복할 준비가 돼있다"고 밝혔다.영국의 선데이 텔레그라프도 11일 빈 라덴이 그의 테러조직 알 카에다에 보낸 미공개 비디오 테이프를 입수,빈 라덴이 9·11테러를 자행했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시인했다고 보도했다.다음은 ‘새벽’지와의 일문일답과 텔레그라프지의 보도 내용을 요약한 것이다.
새벽지와의일문일답
_9ㆍ11 테러로 무고한 사람들이 수없이 죽고 이슬람교도 수 백 명도 희생됐는데당신은 이들의 죽음을 이슬람의 가르침으로 정당화할 수 있는가.
“적이 이슬람 지역을 점령해 민간인을 인간 방패로사용한다면 공격할 수 있다는 것이 나의 견해다.”
_당신은 미국 국민이 아니라 미국 정부에 반대하는 것이라고 말할 수 있나.
“그렇다. 우리는 단지스스로를 지키려는 것이며 방어를 위한 지하드(聖戰ㆍ성전)에 나섰다.”
_이집트의 최고 이슬람 성직자가 빈 라덴과 이슬람은 아무런 관계도 없다는 포고령을내렸는데.
“이슬람 역사는 그런 사람들로 가득 차 있다. 이들은 개인적 이득을 위해 적을 지원하지만 진정한 이슬람 율법학자는 미국에 대한 지하드를 지지한다.”
_당신이 핵과 화학 무기를 취득하려 한다는 서방 언론 보도가 있는데 얼마나 정확한이야기인가.
“만일 미국이 화학 또는 핵무기를 사용한다면 우리도화학무기와 핵무기로 보복할 것이다. 우리는 억지력을 위해 이런 무기들을 보유하고 있다.”
_어떻게 그런 무기들을 입수했나.
“다음 질문으로 넘어가자.”
_미국이 사우디 아라비아에서 물러나고 알 아크사 사원이 해방된다면 어느 이슬람국가에서 재판을 받을 용의가 있는가.
“아프간만이 유일한 이슬람 국가이다. 파키스탄은 미국 법을 따르고 있다. 사우디도 이슬람 국가가 아니다. 미국이 나를 기소할 혐의를 가지고 있다면 우리 역시미국에 대한 범죄사실을 확보하고 있다.”
_파키스탄 정부의 미국에 대한 협력을 어떻게 보나.
“파키스탄은 미국의 부당한 요구에 굴복하지 말아야한다. 페르베즈 무샤라프 대통령은 다수가 그의 편이라고 주장하지만 오히려 다수는 그에게 반대하고 있다. 그는 파키스탄국민과 알라에게 응징을 받을 것이다.”
_당신이 신장질환을 앓고 있으며 작년에 치료차 두바이에 갔었다는 프랑스 신문의보도가 맞는가.
“신장에 문제가 없으며 작년에 두바이에도 가지 않았다. 영국 신문이 내 아들과 소설 같은 인터뷰 기사를 실었는데 모두 거짓말이다.”
_탈레반 최고지도자 모하마드 오마르의 딸이 당신 부인이라거나 당신 딸이 오마르의부인이라는 것은 사실인가.
“(웃으며) 내부인들은 모두 아랍인이다. 내 딸들도 모두 무자헤딘과 결혼했다. 나는 오마르와 정신적 관계를 유지하고 있을 뿐 개인적 관계는 없다.” 이슬라마바드=홍윤오기자 yohong@hk.co.kr
■비디오 주요내용
“우리 사람들을 죽인데대해 복수하는 것이 테러라면 우리가 테러범임을 역사가 증언할 것이다. 그렇다 우리는 그들의 무고한 사람들을 죽인다.
이것은 종교적으로 그리고 논리적으로합법적이다. 뉴욕 세계무역센터는 합법적 표적이었다. 세계무역센터는 세계를 학대하고 있는 미국의 경제력을 지지하는 사람들로 가득 차 있는 곳이며민간인이라고 말하는 사람들은 그들의 입장을 바꾸고 자신들의 입장을 재고해야 한다.
우리는 그들이 우리를 취급한 것처럼 그들을 취급하고 있다. 테러에는 선한 것과 악한 것 두 종류가 있다. 우리가 하고있는 것은 선한 테러다.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과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는 물리력의 힘 밖에는 모른다. 그들을 죽여 테러의 균형을 이룰 것이다.”
/런던 외신=종합
■파 기자, 인터뷰 하기까지
미국 테러참사이후 오사마 빈 라덴과의첫 단독 인터뷰를 한 후 파키스탄 영자 일간지 ‘새벽(Dawn)’을 통해 보도한 하미드 미르(36) 기자는 과거 빈 라덴의 책을 쓰며 만났던 경력을내세워 인터뷰를 제안, 허락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파키스탄의 우르두어판 신문 ‘아우샤프’의 편집인인 미르 기자는 최근 잘랄라바드를 방문한자리에서 빈 라덴을 만나고 싶다는 의사를 밝힌 후 7일 밤 카불의 한 호텔에서 한 아랍인의 안내를 받아 눈이 가려지고 온 몸이 담요에 싸인 채지프에 태워져 5시간 만에 모종의 장소에 도착했다고 말했다.
미르 기자는 인터뷰 장소가 카불 보다 춥고 대공포 소리가 들리는 곳이었으며 빈 라덴이10여명의 경호원과 함께 나타났다고 전했다.
미르 기자는 영어로 질문하고 빈 라덴은 아랍어로 대답했으며 통역은 빈 라덴의 측근인 아이만 알 자와히리가맡았다.
1997년과 98년 빈 라덴을 만난적이 있는 미르 기자는 빈 라덴이 노련한 웅변가처럼 열변을 토했으며 농담을 던지고 자주 웃는 등 어느 때보다 자신감이 넘쳤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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