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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과 세상 / 철밥통과 자원봉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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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과 세상 / 철밥통과 자원봉사

입력
2001.11.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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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한 의사와 요즘 40~50대 직장인의 조기 퇴직을 이야기하다 의사란 직업은 정말 철밥통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또래 친구들은 사장 아니면 모두 해고돼 집에 있더군요. 병원의사들은 그래도 정년이 보장되니까 노년 걱정은 없지요. ”

65세 정년뿐인가요. 특히 유명 대학병원의 의사들은 보통 정년을 맞은 후에도 또 다른 병원에 특채돼 70, 80세가 돼도 병들기 전까지는 여전히 사회적으로 존경받고 경제적으로 안락한 여생을 보냅니다.

안락함이 주는 달콤함 때문일까요. 세속적으로 성공한 의사들이 말년에 사회를 위해 헌신했다는 이야기는 듣기 어렵습니다.

올해 8월 유계준 연세대 의대 정신과 교수가 정년을 맞았을 때의 일입니다. 그는 철밥통 대신 자원봉사를 원했던것 같습니다.

퇴임 후 병원 1층 로비에서 안내 봉사를 맡겠다고 진지하게 나섰지만 “우리가 힘들어진다”는 후배들의 만류에 결국 포기했다고 합니다.

몇 년 전 미국 존스홉킨스 병원에서 연수를 할때 만났던 70대 할아버지 이야기를 하고 싶군요.

그는 병원매점에서 보타이를 매고 커피를 만들어 팔았습니다. 그는 이 병원에서 은퇴한 의사였습니다.

한 주에 서너 번 오전에 자원봉사를 하고 그 수익금은 병원 환자들을 위해 기부하고 있다 하더군요.

돈이나 명예이상으로 소중하고 행복한 삶이 있겠지요. 이런 점에서 의사 당사자는 아니지만 연세대 의대 김성규 교수의 부인 김송자씨나 이호영 교수의 부인 손진순씨처럼 5년넘게 세브란스병원에서 자원봉사를 하고 있는 이들을 칭찬해 주고 싶습니다.

약사 출신으로 한 주에한 번 온 종일 병원에서 투약 상담 봉사를 하고 있는 그들은 이젠 집보다 병원에서 일하는 것이 편하다고 합니다.

/송영주기자 yjs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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