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가니스탄 제2의 도시이자 북부 전략요충지인 마자르_이_샤리프가 반군인 북부 동맹에 넘어감으로써 탈레반 정권을 붕괴시키려는 미국의 공격에 새로운 돌파구가 마련됐다.9일 마자르_이_샤리프에 무혈입성한 반군측은 여세를 몰아 11일 밤까지 수도 카불에 대한 대대적 공세에 나서겠다고 공언하는 등 미국의 아프간 공격이 답보상태를 면한 모습이다.
마자르시장악은 지난달 7일 공습 개시 이후 34일만에 거둔 첫 가시적 성과로 미국은 북쪽 우즈베키스탄과의 육상 가교를 확보하는 대신, 탈레반측은 북부지역전력이 동서로 양분되고 카불까지의 진격로를 허용할 수 있게 된다.
전략적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뒤바뀌는 셈이며 이번 전쟁의 최대 분수령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특히 마자르시는 ‘종교수도’인 남부 칸다하르와 함께 탈레반측이 ‘정신적고향’으로 여기는 성지여서 탈레반 정권 붕괴의 신호탄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사기충천한 북부 동맹
마자르시 점령으로 고무된 북부 동맹은 타지키스탄과 국경을 맞대고 있는 사망간주(州)와 우즈벡 접경지역인 하이라탄도 점령, 파죽지세로 북부지역을 장악해 나가고 있다.
10일에는 요즈란주(州), 파리압주(州),11일에는 바글란주(州)와 바미얀주(州)까지 북부지역 5개 주를 장악했다고 주장했다.
특히 북부동맹은 지난해 9월 탈레반에 빼앗긴 과거의 수도 탈로칸을 11일 탈환했다고 밝혔는데 이것이 사실일 경우 북부지역에서 양측의 군사력 판도가 크게 바뀌게 된다. 탈레반 측은 이를 부인했다.
한편영국 지상군 병력이 북부동맹의 군사작전을 지원하고 있다고 제프 훈 영국 국방부 장관이 11일 처음으로 공식 확인했다.
■후퇴인가 전열 재정비인가
탈레반군의 마자르시 자진철수는 탈레반측의 성명대로 미국의 엄청난 공습에 못이겨 병력과 민간인의 피해를 최대한 줄이기 위한 고육지책이라는 설명이 유력하다.
이미 마자르시의 군 및 민간 공항이 미국의 공습으로 대부분 파괴돼 알려진것 만큼 전략적 가치가 크지 않다는 판단 아래 카불 진지 구축에 전념하기 위한 것이라는 게 탈레반측의 주장이다.
일부에서는 탈레반군이 마자르시서쪽 70㎞지점의 아크차에서 병력을 재집결, 마자르시 재탈환을 위한 대대적 반격을 준비중이라는 소문도 돌고 있다.
그러나 미국은“이는 선전전일 뿐”이며 북부 거점도시를 잃은 탈레반군이 보급로가 차단된 채 북부 동ㆍ서로 양분, 사실상 북부지역을 상실한 것으로 보고 있다.
■마자르_이_샤리프의 전략적 가치
미국이 기회 있을 때마다 강조한 마자르시 점령은 ▦라마단(금식월) 이전 거둔 가시적 전과 ▦헬기 공습 및 지상군 투입을 위한 공군기지로서의 역할 ▦탈레반군및 대 테러 연합전선 구축에 대한 심리효과 등에서 귀중한 전략적 가치가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우즈벡 국경도시에 주둔해 있는 미국 육군 제10산악사단 2,000여명이 언제든지 지상전을 수행하기 위해 북부지역으로 투입될 수 있고, 아프간 난민 구호활동도 효과를기할 수 있다.
전통적으로 아프간 전사들이 전황의 유ㆍ불리에 따라 ‘이기는 쪽’ 에 가담하는 성향이 커 이들의탈영 유도 등 심리전에서의 가치가 적지않다.
황유석기자
aquarius@hk.co.kr
■함락주도 라시드 도스탐 장군
아프간 반군 북부동맹의 마자르-이-샤리프 함락을 주도한 압둘 라시드 도스탐 장군은 '변신의 귀재'로 통한다.아프간 북부 요브잔의 우즈벡족 출신인 그는 1979년 소련의 아프간 침공 직후 소련에서 군사교육을 받았다.
귀국후 2만 명에 달하는 ?? 공산계 우즈벡족 민병대를 지휘하며 1980년대 중반까지 마자르 등 북부 지역을 장악했다.
또 모하마드 나지불라 친소 정권에 참여,무자헤딘(이슬람 전사) 세력 제거에도 앞장 섰으나,소련 철수 3년 후인 92년 초에는 무자헤딘과 손을 잡았다. 그는 다시 94년 파슈툰족 강경파 이슬람 군벌인 굴부딘 헤크마티아르와 동매을 맺었으며,97년에는 마자르를 수도로 북부 6개주를 다스리는 '미니국가'를 세우기도 했다. 도스탐은 탈레반이 카불을 점령하자 98년 터키로 망명한뒤 올 초반군 지도자 아프케드 샤 마수드 장군과 반 탈레반 동매을 맺고 귀국해 싸우고 있다.
이종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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