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타르 도하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무역기구(WTO) 제4차 각료회의가 11일 공식일정 사흘째를 맞으면서 각국 대표단의 표정에도 긴장감이 감돌기 시작했다.지난 10일(현지시간) 농업문제와 반덤핑, 투자ㆍ경쟁 등 6개 분야별회의가 본격화한 데 이어 현안별 찬ㆍ반그룹간 그린룸 회의도 잇따를 예정이어서 이르면 12일 심야께에는 WTO 출범 여부 및 쟁점을 둘러싼 각국별희비도 판가름날 전망이다.
현재까지의 분위기로는 반덤핑의 경우 미국이 독불장군식 논리를 꺾고 스튜어트 하빈슨WTO 일반이사회 의장 초안을 수용하고, 농업분야 역시 시장개방과 관세인하 등의 케언스그룹(농산물수출국가군)의 요구가 반영된 원안으로 가닥을 잡을 가능성이 높다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유럽연합(EU)이 끈질기게 집착해 온 환경분야 역시 5차 각료회의 이후의 과제가 될 공산이 크다. 이는 제네바 실무협상 당시 각국 대사들의 표현처럼 주요국의 ‘불만족의 균형(Balance ofUnhappiness)’이 깨질 경우 뉴라운드 출범 자체가 불투명한 상황이고, 이 경우 WTO의 존립 기반마저 위협 받게 된다는 위기감에 근거한 것이다.
외교부 고위 관계자는 “핵심의제의 경우 주요국간 이해가 절묘한 먹이사슬로 얽혀 현재의 균형이 흔들릴 경우 전체가 무너질 수 있다”며 “표면적으로 분야별 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지는 등 우여곡절은 있겠지만 의장 초안이 제시한 틀이 바뀔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이 경우 한국은 뉴라운드 출범 이후 후속 협상에서 반덤핑 분야는 유리한 고지에서, 농업은 불리한 고지에서 전투를 치러야 한다는 의미이다.
정작 뉴라운드 협상의 막판 먹구름은 ‘지적재산권(Trips)과 공중보건’을 둘러싼 선진국 그룹과 중ㆍ후진국 그룹간의 ‘신 남북갈등’. 선진국들이 독점하고 있는 의약관련 특허로 공중보건에 차질을 빚고 있다며 핵심 의약품의 저가 공급을 주장하고 있는 개도국및 후진국들의 목소리와, 막대한 돈을 들여 개발한 신약 특허 권리를 침해당할 수 없다는 선진국의 논리가 팽팽히 맞서고 있어 막판 협상의 최대 쟁점이 될 가능성이 있다는 게 정부대표단의 분석이다.
최윤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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