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2년 11월10일 옛 소련의 공산당 서기장 레오니트 브레즈네프가 76세로작고했다. 그는 죽기까지 18년 동안 소련을 다스렸다.레닌에서 고르바초프에 이르는 소련의 최고지도자들 가운데 브레즈네프 이상으로 오래 집권한 사람은 스탈린밖에 없다.
브레즈네프는 집권 초기에 당 제1서기로서 수상 코시긴, 최고회의 간부회 의장(국가원수)포드고르니와 함께 삼두체제를 구축해 권력을 나눴으나, 1970년대 이후에는 실질적인 일인 지배체제를 구축해 ‘도전받지 않는 지도자’로 군림했다.
공식적으로 국가원수가 된 1977년에 그는 1936년 이래의 스탈린 헌법을 새헌법으로 대체하며 자신의 체제를 완전히 굳혔다.
브레즈네프 헌법이라고 불린 1977년 헌법은 1918년 헌법, 1924년 헌법, 1936년 헌법에 이은 소련의 네번째 헌법으로, 당시 소련 사회를 ‘발달한 사회주의 사회’ ‘전인민국가’로 표현했다.
브레즈네프는 집권 기간 동안 서방과의 평화 공존을 모색하며 데탕트에 기여했지만,소련의 국가 이익이나 프롤레타리아 국제주의라는 원칙에서는 단호한 자세를 취했다.
1968년 체코슬로바키아가 ‘인간의얼굴을 한 사회주의’라는 이름으로 독자적인 사회주의를 추진할 움직임을 보이자, 브레즈네프 독트린으로 알려진 ‘제한주권론’을 내세우며 이를 무력으로 저지한 것이 그 예다.
브레즈네프 독트린의 요지는 사회주의 진영의 한 나라가 생존의 위협을 받고 있을 때는 이를 사회주의 진영 전체에 대한 위협으로 보고 다른 사회주의 국가가 여기 개입할 권리를 가진다는 것이다.
요컨대 한 사회주의 국가의주권은 사회주의권 전체의 이익을 위해 제한될 수 있다는 것이다. 브레즈네프는 또 1978년에 아프가니스탄을 침공해 패권주의자의 면모를 보이기도했다.
고종석편집위원
aromachi@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