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개막 D-200일을 기념, 12일 잠실운동장서 서태지, 리키 마틴, 마이클 볼튼 등 세계적인 가수들을 초청해 열릴 예정이던 '기념 음악회'가 9일 전격 취소돼 한국월드컵조직위가 또 한 번 국제적인 망신을 사게 됐다.이 음악회는 기획사인 모닝힐의 제안을 조직위가 받아들여 추진된 국가적인 행사이다.
그러나 이 행사는 기획부터 여러 가지 문제를 안고 있었다는 점에서 조직위의 행정능력은 비난을 면치 못하게 됐다.
조직위는 이 음악회를 통해 월드컵 붐을 조성하고 나름대로 '돈벌이'도 기대했다. 그러나 국제축구연맹(FIFA)과의 협약상 조직위는 자체 수익사업이 금지되어 있어 애초부터 사업 자체가 불가능한 상황이었다.
FIFA는 이미 지난 주 콘서트 음반제작 판매에 제동을 걸어 적자발생이 우려됐으며, 조직위는 FIFA의 월드컵 엠블럼 사용반대 등에 부딪쳐 홍보도 제대로 하지 못했다.
TV 광고는 2일전 첫 전파를 탔고 홍보 포스터는 창고에 쌓여 있었다.
모닝힐은 행사 3일전까지 티켓판매가 1만장에 그친 데다 음반판매까지 어려워지자 9일 새벽 공연취소를 결정하고 가수들에게 이 사실을 통보했다.
전날 적자보전을 해주기 어렵다는 조직위의 입장을 확인한 뒤 내린 상업적인 결론이었다.
조직위는 모닝힐의 일방적인 결정을 사전에 통보 받지 못하고 부랴부랴 대책회의를 가졌지만 이렇다할 대책을 내놓지 못했다.
최근 FIFA와 일본조직위의 반대에 부딪쳐 빛도 못보게 된 '월드컵 캐치프레이즈 선정' 문제에 이어 조직위는 이번 일로 또 다시 '행정능력'을 의심 받게 됐다.
김정호 체육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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