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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조업 '감산도미노' 국내상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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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조업 '감산도미노' 국내상륙

입력
2001.11.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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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경기 침체로 미국과 유럽, 일본 제조업체들로부터 시작된 감산(減産) 움직임이 반도체와 석유화학, 화섬,철강 등 국내 불황업종에도 몰아치고 있다.제조업체들의 ‘감산 도미노’현상은당장은 세계적인 불황과 수요부진에 따른 경영부진을 타개하기 위한 것이지만, 자율적인 생산 감소를 통해 만성적인 공급과잉을 해소하고 가격회복과 재고감축, 노후 설비개선 등 ‘4중’ 효과도 기대된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올들어 공급과잉과 수요침체에 따른 채산성 악화로 몸살을 앓고있는 석유화학 업체들은 공장가동률을 30% 정도 감축하고 설비보수에 들어가는 등 감산 움직임을 서두르고 있다. 현대석유화학은 농업용 필름 원료로 대표적인 수출품목인 선형 저밀도폴리에틸렌(L-LDPE)을 생산하는 2개 라인 중 1개 라인 가동을 11일부터 보름 동안 중단할 예정이다. 한화석유화학도연간 35만5,000톤을 생산하는 L-LDPE 라인 1개를 16일부터 가동 중단할 방침이다.

호남석유화학은 최근 수출단가가 떨어지자 고밀도 폴리에틸렌 가동률을 최대 30%까지 떨어뜨리고 설비보수작업을 벌였으며, 삼성종합화학과 SK㈜는 12일부터 공장가동률을 30% 낮출 계획이다.

한국석유화학공업협회 관계자는 “유화업체들의 감산은최근 주요수출시장인 아시아지역의 수요회복이 지연되면서 공급과잉에 따른 단가하락과 채산성 악화를 완화하기 위한 처방”이라며“일본과 대만의 주요 유화업체들이 본격 감산에 돌입한데 이어 국내 업체들도 일부 품목의 가동률을 탄력적으로 조절하는 방식으로 생산량을 줄이고 있다”고 말했다.

철강업계는 최근 미국ㆍ일본 업체들이 본격적인 감산에 들어간 가운데, 철근과 H빔 등 건축용 자재를생산하는 국내 전기로 업체들이 재고감축을 위해 공장가동을 중단하거나 생산라인 보수작업을 벌여 출하량을 조절하고 있다.

동국제강은 이달 초 라인보수를 위해 철근 생산라인의 공장가동을 이틀간 중단했으며 INI스틸과 한보철강, 한국철강 등도 재고감축을 위해 이틀씩 공장가동을 중단했다. 동부제강과 연합철강 등은 최근 공급과잉으로 무역마찰의 주범으로 지목된 냉연강판 생산을 축소하고 있다.전기로 업체들은 지난 8월말 이후 매월 2~4일간 생산을 중단하고 라인 개ㆍ보수작업을 벌이면서 재고 감축과 철근가격 회복에 큰 효과를 보고 있다.

화학섬유 업계는최근 중국 등 후발국의 공세와 구조적인 공급과잉에 따른 단가 하락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한국화섬협회 주도로 설비 해외 이전과 노후 설비 폐기를 통한 최고 30% 감산 방안을 발표했다.

여기에 고합이 회사 분할 등 구조조정을 위해 최근 생산량 24만t에 달하는 울산 화섬공장 가동을잠정 중단했으며 휴비스는 단섬유를 중심으로 생산량을 줄일 계획이다. 동국무역과 새한 등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을 진행 중인 회사는 올 연말 워크아웃조기 졸업을 목표로 화섬사업 부문을 전면 매각 또는 축소하는 방안 마련에 착수했다.

김호섭기자

drea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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