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명간 대화’를 주제로 한 유엔특별총회가 8일 개막돼 라마단(이슬람 금식월) 기간 아프가니스탄 공격의 정당성 등을 놓고 서방과 이슬람 세계가 격론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문명간 대화’는 대화만이 종교와민족이 서로 다른 문명간에 화해와 평화를 가져올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는 점을 부각시키기 위해 유엔이 마련한 토론의 장이다.
모하마드 하타미 이란대통령이 1998년 총회에서 “21세기에는 대화가 칼을 대신해야 한다”면서 제창했다. 총회에선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과 하타미 대통령 등45개국 수반과 대표가 연설할 예정이다.
그러나 이번 특별총회는 미국과 영국이라마단 기간에도 아프간 공격을 계속할 것을 공언하고, 오폭으로 인한 민간인 피해가 확산되는 와중에 열리는 것이어서 이슬람 국가들이 어떤 입장을표명할지 주목된다.
‘테러와의 전쟁’이 ‘문명 충돌’로 비화할 수 있다는 시각도 적지 않은 상황에서 서방 국가들이 테러리즘과 이슬람원리주의의 관계를어느 만큼 주장할지도 관심거리다.
이집트 등 아랍 국가들은 특히 이스라엘의팔레스타인 탄압을 부각시켜 ‘누가 테러리스트이고, 누가 자유전사인가’라는 점을 논쟁거리로 삼을 것으로 보인다. 또 오사마 빈 라덴은 결코 이슬람을대표하지 않는다는 점도 강조할 것으로 예상된다.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은 회의에앞서 성명을 발표, “미 9ㆍ11 테러로 특별총회가 새로운 의미를 갖게 됐다”면서 “문명간 대화는 테러에 대한 답이자, 테러를 막는 강력한 수단이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회의는 당초 12월로 예정됐으나 10일 개막되는 제56차 유엔총회가 테러문제를 다루기로 함에 따라 이란의 요청으로급히 일정을 앞당겼다.
유엔은 이번 특별총회를 위해1991년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나딘 고디머와 하버드대 드웨이밍(杜維明) 옌칭소장, 등 각국의 지식인 7명으로 특별위원회를 구성,1년 동안의 작업을 거쳐 ‘분열을 넘어서, 평화와 관용에 기초한 새로운 국제관계의 패러다임’이라는 제목의 기초보고서를 마련했다.
한편 10일에는 조지 W 부시 미대통령이 유엔 총회에서 ‘테러와의 전쟁’에 대해 연설을 하고, 이어 아프간 공격의 조기 종결을 촉구한 페르베즈 무샤라프 파키스탄 대통령과 회담할예정이다.
또 12일에는 유엔이 아프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마련한 아프간 주변 6개국과 미, 러시아의 ‘6+2’회담이 열린다.
7일 동안 계속되는유엔총회에서도 아프간 전쟁의 정당성을 놓고 치열한 설전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남경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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