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대선주자들은 김대중 대통령의 총재직 사퇴를 충격적으로 받아들이면서 향후 대권ㆍ당권 경쟁에 미칠 파장에 촉각을 곤두 세웠다.이들은 한결같이 “당내 갈등이 총재 사퇴까지 이어져 안타깝다”는 반응을 보였다. 대선주자들은 당의 ‘오너’가 갑자기 물러난 ‘안개 상황’에서 득실을 따지기가 쉽지 않다고 보고 측근들과 대책회의를 갖고 상황 분석에 주력했다.
이인제(李仁濟) 상임고문은 “총재의 사퇴는 충격적인 일이며 비통한 마음을 금할 수 없다”며 “당이 단합해서 과도체제를 운영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상임고문측은 국민상대 정치 행보를 강화하는 한편 총재 경선에 출마, 정면 돌파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이 상임고문측은 “이제는 총재 경선을 하더라도 대선후보를 뽑는다는 생각을 갖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상임고문측은 새로운 상황이 불리하지 않다고 판단하고 있으나 의외의 변수가 나올 가능성도 경계하고 있다.
한화갑(韓和甲) 상임고문은 총재직 사퇴에 대해 “개인적으론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고아가 된 심정”이라고 말했다.
한 상임고문은 “박지원 청와대 정책기획수석의 사퇴를 계기로 정부ㆍ여당 내에서 책임지는 풍토가 확산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 상임고문측은 내년 초 전당대회에서 총재에 나설 가능성에 대비해 ‘반(反) 이인제’ 세력들과 연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노무현(盧武鉉) 상임고문은 “당이 대통령에게 너무 큰 부담을 줬다”며 “이제부터 당내 인사 모두가 한 발 짝 물러서서 당을 중심으로 단합해야 한다”고 말했다.
노 상임고문 측근은 총재 출마 여부에 대해 “당연히 모든 기회에 도전할 방침”이라며 “다만 연대 가능성이 보이면 적절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중권(金重權) 상임고문은 “대선주자 간 이해가 첨예하게 대립하는 상황에서 총재의 사퇴는 시기상조인 것 같다”고 말했다.
박상천 (朴相千) 상임고문은 “3~4월에 전당대회를 한 차례 열어 총재와 후보를 동시에 뽑는 게 바람직하다”며 “나도 출마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당정쇄신 파동을 주도했던 김근태(金槿泰) 정동영(鄭東泳) 상임고문 등은 총재직 사퇴에 당혹스러운 모습을 보이면서 말을 아꼈다.
당무회의에서 총재직 사퇴를 만류한 김근태 상임고문은 “총재직 사퇴를 좋은 계기로 만들어야 한다”며 “워낙 급작스러운 상황이라서 예의 주시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정동영 상임고문은 “새로운 상황을 맞은 것이 새 출발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당원의 뜻을 묻고 지혜를 모아야 한다”고 말했다.
정 상임고문은 소장 의원들과 만나 전당대회 일정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김광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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