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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통령 총재직 사퇴 / 與 당무회의 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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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통령 총재직 사퇴 / 與 당무회의 표정

입력
2001.11.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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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민주당 긴급 당무회의는 예상치 못한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당 총재 사퇴’선언으로 침통하고 무거운 분위기 속에서 1시간30여분 동안 진행됐다.회의에서는 총재직 사퇴 수용 여부를 놓고 당무위원 간에 고성이 오갔으나, “대통령이 총재직 사퇴를 철회해야 한다”는 의견이 압도적으로 우세, 사퇴 철회 건의로 결론이 났다.

오후 2시에 시작된 당무회의에서 심재권(沈載權) 총재비서실장이 A4용지 두 장 분량의 김 대통령 친서를 읽어내려 가자 참석자들은 침통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김옥두(金玉斗) 설훈(薛勳) 의원 등은 “이제 평당원으로 백의종군하게 됐다”는 대목에서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심 실장의 대독이 끝난 뒤 한광옥(韓光玉) 대표는 목 메인 목소리로 “총재 사퇴서를 받는 대표의 입장에서 침통한 마음뿐이고 여러분도 그런 마음일 것”이라며 “총재 사퇴를 만류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으나 대통령의 크고 충정어린 뜻을 받들어야 한다”고 수용을 당부했다.

김민석(金民錫) 의원도 “대통령의 뜻을 무겁게 받아들이자”고 거들었다.

그러나 김영배(金令培) 상임고문은 “이 마당에 무슨 수습책이냐”며 “총재직 사퇴를 만류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화갑(韓和甲) 박상천(朴相千) 김근태(金槿泰) 상임고문 등도 같은 목소리를 냈다. 이윤수(李允洙) 의원은 “아버지가 자식을 놓아두고 떠나면 되겠는가”라며 “사퇴철회가 안 되면 당을 떠나겠다”고 가세했고, 남궁석(南宮晳) 의원은 “천지개벽과 같은 일”이라고 탄식했다.

“당무위원이 총사퇴해 백지화하자”는 발언도 나왔다. 채영석(蔡映錫) 고문 등 일부 참석자들은 “사태가 이 지경에 이른 것은 쇄신파 때문”이라며 불만을 터뜨렸다.

김옥두 의원은 회의 시작 전 “세칭 대선주자라는 사람들이 어려움 극복을 위해 노력하지 않고 정치적 이해에 따라 행동하고 있다”며 대선주자들에게 화살을 돌렸다.

동교동계 구파에 속하는 김태랑(金太郞) 경남도지부장도 “최고위원들이 X판이니까 대통령이 너희들끼리 해보라고 총재직을 그만 둔 것”이라고 쏘아붙였다.

당무회의가 끝난 뒤 한광옥 대표는 청와대를 방문, 김 대통령에게 당무회의가 결의한 ‘총재직 사퇴 철회 건의’를 전했으나 김 대통령은 9일 사퇴 철회불가 의사를 밝힐 것으로 알려졌다.

박정철기자

parkjc@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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