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발전상에 두려움을 넘어 감동까지 느끼게된다.”“중국은 이미 우리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훨씬 앞서가 있다.”“머지않아 중국은 미국에 버금가는 완전 자유경쟁시장이 될 것이다.”최근 중국을 둘러본 국내 대기업 총수들의 소감은 한결같이 충격과 긴장으로 가득차 있다. 중국의 경제력은 이미 세계중심에 서 있으며, ‘경제적 화류(華流)’에 동참하지 않는다면 국제경쟁에서 낙오될 수 있다는게 총수들의 판단이다.
그러나 무한한 내수시장과 값싼 노동력만 믿고 섣부르게 중국시장에 덤볐다가는 백전백패(百戰百敗)할 수 밖에 없다고 경고했다.총수들의 ‘중국 감상’을 정리해본다.
■ 이건희(李健熙) 삼성회장
연초부터 10년후 생존전략에 골몰해온 이 회장은 최근 “중국으로 가는 것이 옳은 방향이다”고 결론을 내렸다. 보름여의 중국방문을 마치고 8일 귀국한 이 회장은 “중국은 미국에 이어 제2의 완전경쟁시장이 될 것이다.
더 이상 저임금을 고려한 생산기지차원에서 접근해선 안되며 이젠 고급화 차별화를 통한 브랜드 중심으로 방향전환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경제발전을 주도하는 정부관계자들의 인식과 열정에 깊은 감명을 받았다”고 말했다.
■ 구본무(具本茂) LG회장
구 회장은 연초부터 “중국이 가격경쟁력을 넘어 기술경쟁력을 갖고 급속도로 추격해오고 있다”고 말해왔다. 지난달 중국을 방문했던 구 회장은 “이제 중국의 공세를 이기는 방법은 오직 1등 제품을 만드는 것 뿐이다”고 동행했던 계열사 사장들에게 강조했다.
■ 손길승(孫吉丞) SK회장
중국 세미나 참석후 8일 귀국한 손 회장은 “중국은 기회의 땅이다. 그러나 중국은 우리 생각이상으로 발전해있다. 철저하게 중국과 함께 한다는 생각으로 접근해야만 우리에게 기회가 올 것이다”고 강조했다.
손 회장은 “중국이 이름 그대로 중화(中華)되고 있다. 한국과 중국의 협력만이 한중화(韓中華)의 지름길이다”며 한-중 동반관계론을 역설했다.
■ 유상부(劉常夫) 포철회장
유 회장은 지난달말 상해 최고경영자 정상회의 참석후 임원회의에서 “중국의 공산당과 이데올로기는 더 이상 예전의 그것이 아니더라”며 “중국인들의 자신감과 국가이익을 위해 노력하는 모습에 감동과 두려움을 느꼈다”고 술회했다.
유 회장은 “궁극적으론 기업경영까지 현지인에게 맡긴다는 생각을 가져야 한다. 현지에서 창출되는 이익도 계속 현지에서 재투자해야한다. 철저한 현지화 없이는 결코 성공할 수 없다”고강조했다.
■ 박용성(朴容晟) 대한상의회장
박 회장은 “중국이 좋은 시장임은 분명하지만 아직까지 중국에 나가서 재미봤다는 기업은 별로 보지 못했다”면서 중국에 대한 막연한 환상은 버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성철기자
sclee@hk.co.kr
김호섭기자
drea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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