톰 리지 미 국토안보국장은 7일 “새롭게탄저균이 발견되지 않고 있다”면서 “탄저균사태가 완전히 종료됐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리지 국장의 발표는 미 정부가 더 이상의피해가 없을 것이라는 전망을 담아 탄저균테러의 종결을 사실상 선언한 것이다.
국립보건연구원(NIH)의 앤서니 파우치박사도 “또다른발병 사례가 나타날 가능성은 점점 희박해지고 있다”면서 “미국은 위험에서 벗어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미 전역에는 탄저균 테러에 대한 안일한 대처, 여전히 오리무중에빠진 수사 등 대 테러 당국의 무능함을 둘러싼 비판이 들끓고 있다. 탄저균 살포가 중단됐는 데도 그 후폭풍이 미국을 휩쓸고 있는 것이다.
특히지난달 21일 호흡기 탄저병으로 숨진 토마스 모리스(55)가 응급구조를 요청하며 응급구호대 접수원과 통화한 내용이 보도되자 파문이 일고 있다.
워싱턴의 WRC-TV가 7일 처음 내보낸 녹음테이프에는 워싱턴 브렌트우드우편물처리소직원 모리스가 탄저균에 노출됐었던 과정과 이에대한 당국의 안이한 대응 내용이 적나라하게 담겨있다.
모리스는 전화 첫머리에서 “지금 가슴이 쥐어짜듯 아프고숨을 쉴 수 없는 등 아무래도 탄저균에 감염된 것 같다”고 고통스럽게 호소한 뒤 “지난 13일 옆에서 일하던 한 여직원이 가루가 든 편지를 발견했었다”고 밝혔다.
모리스는 이어 “그런데도 그 누구도 탄저균이 무엇인지, 어떤 대처를해야하는 지 가르쳐주지 않았다”며“사흘전인 18일 찾아갔던 병원의 의사도 바이러스성 독감이라며 타이레놀만을 처방해줬다”고 덧붙였다. 모리스는 응급전화를 건 지 수시간만에 병원에서 사망했다.
미 언론들은 “모리스가 처음 탄저균편지를목격한 것은 톰 대슐 상원의원실에서 탄저균이 발견되기 이틀 전의 일”이라면서 “그 호소에 적극적으로 대처했더라면 모리스의 목숨뿐 아니라추가확산을 방지했을 수 있었을 것”이라고 질타했다.
이에대해 미 우정공사의 데보라 윌하이트 수석부총재는 “테이프를근거로 수사에 착수했다”며 “모리스가 보았다는 편지가 대슐의원에게 배달된 것인지 혹은 또 다른 편지인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고밝혔다.
워싱턴=윤승용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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