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년간 팝계에서 가장 많은 찬사와 비난을 동시에 받은 인물을 꼽으라면 단연 브리트니 스피어스(19)다.‘Baby One More Time’ ‘Oops!…I Did It Again’ 단 두 장의 앨범으로 전세계에서 4,800만장의 판매고를 올리며 부와 인기를 거머쥐었다.
그러나 그와 그의 음악은, 심지어 그의 노래에 맞춰 몸을 흔드는 사람들로부터도 반짝 스타, 매번 비슷한 노래, 값 없는 음악으로 손가락질 받기 일쑤였다.
얼마 전 스피어스가 발표한 3집 ‘Britney’는 그런 세간의 시선을 다분히 의식한 앨범이다.
마치“나도 이런 음악을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려는 듯하다. 무엇보다 이번 앨범에서는 스피어스를 발탁한 거물 프로듀서 맥스 마틴의 입김이 한결 줄어들었다.
대신 엔싱크의 최근작을 프로듀스했던 넵튠스와 마이클 잭슨의 신작 프로듀서로드니 저킨스, 다이도 등과 손을 잡았다.
때문에 전작의 트레이드 마크였던 ‘쿵쿵 짝짝’ 스타일의 단순한 비트에 얹힌 전형적인 팝 댄스 멜로디는 ‘Overprotected’를 제외하면 거의 없다.
프린스를 떠올리게 하는 타이틀곡 ‘I’m a Slave 4 U’처럼 약간은 어렵게, 이전보다 고급스럽게 포장했다.
스피어스 자신도 5곡의 작업에 참여했다. 그의 말을 빌면 “남이 만들어준 노래를 부를 때는 3~4시간이 걸리지만 내가 만든 노래는 몇분 밖에 걸리지 않는다”는 것이다.
마틴이 만들어준 음악 만큼이나 소녀도 아니고, 여성도 아닌 묘한 이미지로 한몫 본 스피어스는 달라진 음악과 함께 이미지 변신도 꾀하고 있다.
지난 9월 MTV 뮤직 비디오 시상식에서 새 노래를 처음 선보일 때 온몸에 커다란 뱀을 휘감은 채 자극적인 춤을 춘 것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이제는 노골적으로 섹스 어필하겠다는 것.
어깨를 드러낸 앨범 재킷 사진도 전작보다 훨씬 섹시하고, 노래 중간 중간에 신음소리도 집어넣었다.
또 영화 ‘Crossroad’의 주연을 맡아 만능 엔터테이너로서의 영역 확대도 꾀한다. 수록곡 중 ‘I’m Not a Girl, Not Yet Woman’은 영화 주제곡이기도 하다.
스피어스는 다음달로 만 20세가 된다. 이제까지 자신이 과잉보호(Overprtoected)됐다고 생각하는 그는 이제 음악의 노예(Slave 4 U)가 되겠다고 한다.
새 앨범은 여러모로 그의 음악적 성인식인 셈이다.
김지영기자
koshaq@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