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과 동남아국가연합(ASEAN)이 6일 자유무역협정(FTA) 협정을 추진키로합의한 데 대해 일본은 충격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인구 17억명이 넘는 세계최대의 자유시장이 탄생할 경우 주요 선진국 기업의 해외 시장에 엄청난 영향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더욱이 일본이 동남아에 구축해 온경제 기반이 흔들리고 아시아 경제 주도권을 둘러싼 장기적인 경쟁에서 패배할 것이라는 우려마저 나오고 있다.
요미우리(讀賣)신문은 7일 이번 합의가 일본을 강하게 의식한 중국의 강공책에 의해 이뤄졌으며 1980년 이후 추진돼온 일본의 아시아 전략이 전면적으로 수정돼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중국은 지난해 11월 주룽지(朱鎔基)총리가 아세안과의 FTA를 제안했으나 아세안의반응이 냉담해 전문가 회의를 설치하는 데 그쳤다.
이 때문에 중국은 아세안의 관심 품목인 열대 농산물의 관세 철폐를 제1단계 조치로 제안했다.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의 야자유, 필리핀의 파인애플, 태국의 쌀 등은 한결같이 각국의 농촌 표와 직결되는 주력 상품으로 중국은 정곡을 찌른 셈이었다.
중국과 달리 농업 분야의 자유화에 나서기 어려운 일본은 중국과의 동남아 시장 포위 경쟁에서 결정적인 약점을 드러냈다.
일본은 80년 이래적극적인 동남아 직접투자에 나서 아세안을 ‘세계의 성장 중심’으로 키운 성과가 물거품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무역면에서 일본과 아세안의 거래액은중국·아세안의 3배에 이른다. 그러나 앞으로 중국과 아세안의 경제통합이 진전되면 일본과 아세안의 관계는 축소될 수 밖에 없다.
반면 중국이 아세안에대해 값싼 섬유·전자제품의 비관세 수출을 본격화할 경우 ‘세계의 공장’으로서 중국의 지위는 더욱 확고한 것이 된다.
이 같은 우려는 세계 주요국가운데 일본과 함께 지역통합에 참여하지 못하고 있는 한국에게도 똑 같은 과제를 던졌다고 볼 수 있다.
도쿄=황영식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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