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비가 흩뿌리면서 기온이 갑자기 뚝 떨어졌다. 따뜻한 국물이 그리워진다. 일부러 맛있는 국물 집을 찾아가본다. 그 길은 험난하다.꾸불꾸불 골목을 헤매다 길을 놓쳐 다시 되돌아가길 몇 번.그렇게 찾아간 북창동 골목 안쪽의 ‘부산 갈매기’ 앞은 점심시간 직전임에도 불구하고줄을 서서 기다리는 사람들로 좁은 골목길이 미어 터진다.
겨우 자리에 앉는다. 앉자마자 묻지도 않고 반쯤 끓인 음식을 내온다. 생태찌개다. 이곳 점심시간의 주요 메뉴이자 유일한 메뉴이다.메뉴판에는 삼겹살, 갈매기살 등 다른 음식도 나와있지만 물어보기도 힘든 상황이다.
생태찌개라고 하면 대부분 무를 듬성듬성 썰어 넣어 국물이 말간 것이 특징이다. 하지만 이곳 생태찌개는 조금 다르다. 생태 살보다곤이, 이리 등 내장과 생선 머리가 더 눈에 많이 띈다.
내장이 많이 들어가면 오히려 국물이 걸쭉해진다. 소주 한 잔 생각이 절로 난다. 하지만점심 때는 웬만큼 단골이 아니면 소주를 팔지 않는다.
칼칼한 첫 맛이 끝나고 달콤함이 느껴질 때쯤이면 이곳 찌개 맛이 보통이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생태 살 역시 쫄깃쫄깃함 그대로다.특히 머리 부분 눈두덩이살은 일미.
조금 여유있게 식사를 즐기고 싶으면 점심식사 시간을 피해야 한다. 바깥에서 기다리는 사람들이 안으로 계속해서 몰려든다. 저녁 때는멍게, 해삼 등의 술안주가 마련된다. (02)773-8146
메뉴/생태찌개 1만2,000원(2인분)
맛 ★★★★
분위기 ★★☆
서비스 ★★★
정상원기자 orno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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