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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양키스 팬이 보는 B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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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양키스 팬이 보는 BK

입력
2001.11.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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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 던졌는데 너무 유명세를 타서 쑥스럽기만 합니다."동양인 최초로 메이저리그 월드시리즈 무대에 선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의 김병현(金炳賢)은 우승이 확정된 후 멋쩍은 듯 이렇게 말했다.

김병현은 월드시리즈 4, 5차전서 결정적인 홈런 3방을 내준 뒤 미국인들 뇌리에서 잊혀지기 어려운 이름이 됐다.

실제로 5차전이 끝난 1일 새벽 뉴욕 지하철에서는 별칭 'BK'가 아닌 한국어를 정확히 발음하면서 김병현에 대한 얘기를 나누는 양키스 팬들을 여럿볼 수 있었다.

다음 날 뉴욕 포스트, 애리조나 리퍼블릭 등 지역 언론은 말할 것도 없고 AP통신 등도 '한국이 슬퍼하고 있다'는 제목 아래 김병현의 투구에 대한 한국인들의 안타까운 반응을 상세히 소개했다.

1903년에 출발해 '가을의 고전'으로 자리잡은 월드시리즈는 파급 효과가 크다.

시청률 조사기관인 닐슨 미디어 리서치는 해마다 이맘 때면 미 전역에서 1,500만~2,000만명이 월드시리즈를 보기 위해 TV를 켠다고 밝혔다.

특히 올해는 매 경기가 극적인 명승부였던 데다가 최종 7차전까지 이어져 시청률이 지난 해보다 최대 30%까지 올랐다. 또 한국 일본 독일을 비롯한 전세계 220여 개국에 전파를 탔다.

95년 노모 히데오가 LA 다저스에 진출해 인기몰이를 하자 일본 언론들은 외교관 1,000여명이 할 일을 혼자 해냈다고 분석한 적이 있다.

김병현 역시 월드시리즈 등판으로 이와 엇비슷한 지명도를 누리게 됐다.

'김병현은 노모처럼 일본 열풍을 일으킨 게 아니라 그 자신과 한국을 부끄럽게 만들었다'고 따지는 이가 있다면, "아직 22세 밖에 안된 그가 좌절하면 안된다. 야구의 양면성을 잘 안다면 김병현을 전혀 부끄럽게 생각할 이유가 없다"며 따뜻하게 감싸던 골수 양키스 팬 존 모어(호텔업)씨의 말을 들려주고 싶다.

/피닉스=정원수기자noblelia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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